삼성전자(005930)가 직원들에게 7개 외국어에 대한 회화 시험 응시료를 전액 지원한다. 평소 글로벌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기조에 발맞춘 지원책으로 알려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모든 임직원에게 한국어를 포함한 영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스페인어(OPIc), 중국어(TSC), 일본어(SJPT) 등 총 7개 외국어 회화 시험의 응시료를 지원한다고 공지했다. 응시료 지원은 연 2회로 제한한다. 희망하는 직원은 6월부터 사내 회화 평가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지원 횟수를 초과하거나 결시할 경우 급여에서 응시료가 공제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외부에서도 통용되는 OPIc·TSC·SJPT 등 회화 시험을 사내에 도입해 운영해왔다. 응시료가 외부보다 저렴하고 시험 결과를 빨리 받아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사내에서 이뤄지는 시험인 만큼 외부 점수로는 인정받을 수 없다. 다만 인사 기록에 자동 반영돼 추후 고과나 승진, 주재원 신청 등 평가에 활용될 수 있다.
이 회장은 2023년 2월 경기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신입 사원들과 만나 “외국어 공부를 더 안 한 게 후회된다”며 “영어와 일본어는 하는데 중국어랑 불어도 공부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나라의 사고·가치관·역사를 배우는 것”이라며 “여러분도 외국어를 더 공부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인재 수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2023년 8월 국내 근무를 희망하는 외국인 인재를 선발하는 외국인 경력 사원 채용 제도를 처음 도입했고 올 2월에도 연구개발(R&D) 분야 외국인 경력 사원 채용을 실시했다. 지난달에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마우로 포르치니를 첫 외국인 디자인 총괄 사장으로 영입했다.
이 회장은 3월 임원 세미나에서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 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 와야 한다”며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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