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역량을 고객 보호에 집중해 지난 40여년 간 이어온 신뢰를 변함없이 지켜나가겠다.”
김양섭 SK텔레콤(017670)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4년 만에 최고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12일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를 계기로 사업과 경영 전반을 되돌아보고 본원적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비용 통제와 인공지능(AI) 사업 ‘올인(집중)’ 전략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같은 분기 기준 2011년 이래 최고인 5674억 원을 기록했지만 최근 해킹 사고로 성장세가 금새 꺾일 위기에 처하면서다. 해킹 사고 여파로 주요 수익원인 기반인 무선 가입자가 대거 이탈 중이고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 AI 신사업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진 것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해킹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KT나 LG유플러스로 옮겨 순감한 SK텔레콤 가입자 수는 25만 9672명이었다. 지난 1분기 말까지 1년 간 SK텔레콤을 떠난 약 15만 명과 비교하면 3주 만에 2배가 급격히 이탈한 셈이다. 이에 유심보호서비스를 해외 로밍 가입자도 쓸 수 있게 고도화하고 고객신뢰회복위원회를 조만간 설치하는 등 사태 수습에 집중하고 있다.
해킹 사고 전까지 SK텔레콤의 전략은 ‘AI 올인’이었다. AI데이터센터(AIDC)와 AI전환(AIX) 등 AI 사업 매출은 14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6% 늘었다. AIDC는 그래픽처리장치 서비스(GPUaaS) 출시 등으로 11.1% 성장한 1020억 원, AIX도 ‘에이닷’ 가입자 910만 명 달성과 북미 서비스 ‘에스터’ 시범 출시 등으로 27.2% 성장한 452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1분기 영업비용은 3조 8863억 원으로 1년 전 3조 9761억 원보다 898억 원(2.3%) 줄었고 핸드셋(고객용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1분기 말 227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0.7% 감소하는 등 비(非)AI 분야 투자와 사업은 축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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