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을 대량 확보해 산업계는 물론 과학기술 분야 첨단 연구 지원에 박차를 가한다.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 연내 GPU 1만 장 규모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추가 8000여장 확보를 통해 세계 10위권 연산 성능을 탑재한 연구용 슈퍼컴퓨터도 새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첨단 GPU 확보 추진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I 분야 추가경정예산 확보를 통해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2030년까지 GPU 3만 장 규모의 대형 AI 인프라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해 국내 기업에게 AI 모델 개발과 활용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이달 공모를 시작해 클라우드기업(CSP) 중심으로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자를 선정한다. 사업자를 통해 추경 예산 1조 4600억 원을 들여 연내 GPU 1만 장을 구매하고 서버를 구축한다. 이르면 10월 구축을 완료해 서비스를 조기에 개시하는 게 과기정통부의 목표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회사 측과 GPU 수급을 위한 협력 강화를 꾀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별도의 GPU 8496장으로 ‘슈퍼컴퓨터 6호기’도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한다. 슈퍼컴퓨터 6호기는 현재 기준 세계 6위에 해당하는 600PF(페타플롭스)의 연산 성능을 갖출 예정이다. 1PF는 1초에 1000조 번 계산하는 속도로 600PF는 전작 5호기(25.7PF)의 23배에 달한다. 6호기는 또 중앙처리장치(CPU) 위주였던 5호기와 달리 GPU 위주로 구성돼 초고에너지물리, 기계, 유체, 항공, 기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학습과 추론, 시뮬레이션, 대규모 계산 등 작업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6호기를 구축하고 기초·원천연구에 40%, 공공·사회현안 연구에 20%, 산업 활용에 20%, 공동 활용에 나머지 20%씩 자원을 할당할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AI 관련 연구에 30%가 쓰인다. 2031년까지 구축비와 운영비 등 4483억 원이 투입된다. 세계 1위 슈퍼컴퓨터를 만든 경험을 가진 휴렛팩커드(HPE)가 6호기 구축 사업자로 선정돼 이달 12일 KISTI와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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