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건설투자·민간소비 등 내수 부진에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국민들이 벌어들인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0.1% 증가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5일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0.2%(전 분기 대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4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0.2% 떨어진 뒤 3분기와 4분기 모두 0.1%에 그쳤다가 세 분기 만에 다시 역성장했다.
항목별로는 일부 수치가 조정됐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설비투자(+1.7%포인트)와 수출(+0.5%포인트) 등이 상향 수정됐지만 차감 항목인 수입(+0.9%포인트)도 상향 수정됐다. 속보치 발표 당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 실적 자료를 반영한 결과다.
1분기 성장률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건설투자(-0.4%포인트), 민간소비(-0.1%포인트) 등 내수가 전체 성장률을 0.5%포인트 깎아내렸다.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렸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큰 데에 따른 결과다.
한은은 2분기에 내수지표 개선 조짐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은 철강 등 일부 품목에서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는 그동안 부진했던 모습에서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용카드 사용액이 5월 하순으로 가면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1분기 실질 GNI는 전기 대비 0.1% 증가했다. 전기 대비 GNI 증가 폭이 0%대에 머문 것은 지난해 2분기(-0.5%) 이후 처음이다. GNI는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자·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한 것으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교역 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 손실은 10조 8000억 원에서 13조 원으로 늘었지만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8조 9000억 원에서 13조 원으로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은 웃돌았다.
한편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 6745달러로 전년보다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원화 기준으로는 6.2% 증가한 5012만 원으로 사상 처음 5000만 원 선을 넘겼다. 다만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4년 이후 11년째 3만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