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해소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는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서로 “미쳤다”, “공화당 의원들은 내게 줄서야 한다”는 등의 날선 비판을 주고 받으며 관계가 파국을 맞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전화 통화를 성사시켰지만 테슬라의 주가 하락에 전체 증시는 하향 압력을 받았다.
5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8.0포인트(-0.25%) 하락한 4만2319.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1.51포인트(-0.53%) 내린 5939.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62.04포인트(-0.83%) 떨어진 1만9298.4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했던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통화 소식에 장 중 상승영역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방금 시 주석과 매우 유익한 통화를 마쳤다”며 “최근 체결되고 합의된 무역 협정의 세부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는 대략 1시간 30분 동안 계속됐다”며 “양국 모두에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미국 측이 주목하던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해 “희토류 제품의 복잡성에 대한 어떠한 질문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달 중 양 국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중 시 주석이 영부인(멜라니아 여사)과 나를 중국으로 초청했고 이를 수락했다”며 “양국의 (협상) 팀은 곧 장소를 정해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구체적인 협상 구성원으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발표에 앞서 중국 신화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시 주석이 그와 통화했다고 먼저 알렸다. 두 사람 간 공식 전화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사흘 전인 올 1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다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갈등이 폭발하면서 증시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가 자신의 감세 정책 법안을 비판하는 데 대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CEO의 비판이 감세 법안에서 전기차 인센티브를 끊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또다시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80%의 중도층을 대변하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투표에 부쳤다. 머스크CEO는 특히 보수 진영 인플루언서인 로라 루머가 “나는 트럼프 대통령 편을 들어야 할지 일론 편을 들어야 할지 묻는 의원들을 알고 있다”는 글을 올리자 답글로 “그들이 이 질문을 숙고하면서 생각해볼 것: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3.5년 남았지만, 나는 40년 넘게 주변에 있을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그는 그저 미쳐버렸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14.27% 급락했다.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증시 마감 무렵 98.78로 전날(98.79)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전날 10bp(1bp=0.01%포인트) 이상의 큰 폭으로 하락했던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bp 상승한 4.04%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8bp 오른 4.887%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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