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환율이 10원 넘게 하락하며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달러 약세, 새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에 원화 가치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1300원 중·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이후 원·달러 환율은 2거래일 만에 14.7원 하락했다.
대통령 선거 투표 직전일인 2일 원·달러 환율 주간 종가는 1373.1원 이었는데 5일에는 1358.4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14일(1355.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이 하락한 것은 미국의 경기·고용 지표가 부진해 글로벌 달러화 가치가 떨어진데다 새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 위험 자산 선호 심리 확산 등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4, 5일 이틀 연속으로 1조 원 안팎의 주식을 사들였다.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 발표도 원화 절상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5일(현지시간)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한국은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인 지난 2023년 11월 환율관찰 대상국에서 빠졌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인 작년 11월 다시 환율관찰 대상국 리스트에 올랐고 이번에 재지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가별 무역 협상에서 환율 문제도 다루고 있는 상황인데 관찰 대상국에 지정된 것은 향후 원화 절상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급격한 원화 절상 보다는 1300원 중·후반대에서 환율이 오르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정부 출범 이후 외국인들의 추가 주식 매수세가 이어지겠지만, 글로벌 달러화 가치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관세 협상 전개 양상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재차 중국에 대한 관세를 상향하다든지 급격한 태세 전환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현 관점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돼 달러화 가치 훼손이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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