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 기대감에 국내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상법 개정과 주주환원 정책에 힘이 실리면서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지주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지주회사 ETF’의 전일 기준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2.1%, 연초 이후 수익률은 49.6%으로 집계됐다. 거래 열기도 뜨겁다. 지난달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월 평균 대비 85배 급증했다. 해당 상품은 국내 유일의 지주회사 전용 ETF로 한진칼(13.89%), HD현대(10.47%), 두산(9.74%), SK(9.57%), LG(7.17%) 등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지주회사 중 유동 시가총액 기준 상위 30종목을 담고 있다. 단, 금융·중간지주회사는 편입에서 제외한다.
지주사는 그간 자회사에서 발생하는 견조한 현금흐름 등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저평가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특성상 의사결정이 최대주주 중심으로 이뤄지는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자회사가 별도로 상장된 경우, 지주사 주가는 자산가치나 수익구조에 비해 제값을 받기 어렵다. 현재 지주회사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보유한 순자산보다 시가총액이 낮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의 ‘주주가치 제고 패키지’가 증시를 달구면서 지주회사는 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 부상했다. 이번 정부는 5년 내 배당성향 40 % 달성 로드맵, 자사주 소각 강화, 전자·집중투표제 전면 의무화, 이사 충실의무 범위 확대 등 굵직한 상법·세제 개편안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법 개정안이 가시화되면 지배주주·경영진이 더 이상 저평가를 받도록 방치하기 힘들어진다.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단순화 같은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기조가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으로 주주 간 이해 상충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되고 구조적인 가치 재평가가 이뤄지며 지주사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도 지주사에 강한 압박으로 작용한다. 지주사는 순자산에 비해 주가 할인폭이 가장 크고, 주주친화 여력이 크기 때문에 정책 드라이브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밸류업 정책 드라이브와 상법 개정 흐름까지 감안하면 TIGER 지주회사 ETF는 단기 이벤트뿐 아니라 중장기 리레이팅 구간의 핵심 매력주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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