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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옥 LS마린솔루션 대표 ""亞최대 해저케이블 포설능력 확보…슈퍼사이클 올라탈 것""[CEO&STORY]

■김병옥 LS마린솔루션 대표

1.3만톤 규모 포설선 2028년 운항

전선 생산·공급서 시공까지 한번에

해저케이블 시장 '턴키솔루션' 확보

대만 이어 베트남·싱가포르 공략

전선 美공장 건설 맞춰 본격 확장

'5년 내 매출 4배' 목표 향해 질주

유지보수시장 선점해 사업 다각화

김병옥 LS마린솔루션 대표가 경기도 군포 중앙연구소 제품 전시장에서 해저케이블을 소개하고 있다. 군포=성형주 기자




LS마린솔루션(060370)이 이달 12일 국내 최대 해상풍력 사업인 ‘해송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운송·설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전라남도 신안군 서쪽 해상에 504㎿급 단지 2곳을 합쳐 원자력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1GW 규모로 조성되는 해상풍력 사업에서 LS(006260)마린솔루션은 신규 건조 중인 국내 유일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용 포설선을 투입할 계획이다.

18일 경기도 군포 집무실에서 만난 김병옥 LS마린솔루션 대표는 “매년 LS마린솔루션에 4000억~50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열리고 있다”면서 “다양한 해상풍력 사업자들이 우리와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말처럼 LS마린솔루션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메가트렌드로 떠오른 해상풍력 시장에 올라타 연일 낭보를 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남 신안군 ‘전남해상풍력 1단지’ 해저케이블 설치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기술 신뢰도를 입증한 LS마린솔루션은 대만전력청(TPC)이 발주한 ‘TPC 해상풍력 2단지(294.5㎿)’ 프로젝트에서 1580만 달러 규모의 해저케이블 시공 계약을 따내 국내 업체로는 처음 해외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시공에 닻을 올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실상 본계약만 남겨둔 건도 여럿이다. 2023년 9월 모회사 LS전선과 함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안마해상풍력단지’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전남 영광군 안마도 인근에 건설되는 532㎿ 규모의 사업으로 실제 계약에 이를 경우 2011년 이후 단일 규모로는 최대 성과로 기록된다.

현재 정부가 주도하는 해상풍력의 전력생산 규모는 0.2~0.3GW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70배 이상인 14.3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 해저케이블을 포설할 수 있는 기업은 LS마린솔루션이 유일해 앞으로 천금같은 기회가 쏟아지는 것이다. 김 대표는 “1GW가 원전 1개 규모이니 14개의 원전이 한국에 새롭게 생기는 셈”이라며 “LS마린솔루션에는 매년 수천억 원의 시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미 2031년까지 대만과 한국에서 수행할 프로젝트가 꽉 차 있다”면서 “2040년까지는 해저케이블 포설 시장의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북미 지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해상풍력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LS전선의 미국 공장 건설을 발판으로 북미 진출을 노리는 LS마린솔루션은 오히려 이 같은 지연이 반갑다. 2032년 이후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서해안에 200㎞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추진 계획을 밝힌 것도 LS마린솔루션에는 호재다.

LS마린솔루션이 아시아 최대 규모 해저케이블 포설선 건조를 결정한 것도 이 같은 시장 환경에서 비롯했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달 말 3458억 원을 투입해 해저케이블 1만 3000톤을 실을 수 있는 포설선을 만든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HVDC 해저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포설할 수 있는 최첨단 설비로 현재 전 세계에 단 3척만 운항 중인 고사양 선박이다.

장거리, 고전압, 깊은 수심에서도 안정적인 시공이 가능하다. 2년 여의 건조 기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인데 비슷한 시기 LS전선의 미국 해저케이블 공장이 양산을 개시하면 전 세계를 무대로 전선 생산부터 시공까지 한 번에 맡을 수 있다.

김 대표는 “현재 보유한 포설용 바지선 ‘GL2030’은 서해안 등 국내 연안에서는 활용할 수 있지만 장거리 프로젝트 수행 시 한계가 있다”며 “포설선 건조는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설선은 기상 악화에도 해상에 둔 채로 작업이 가능하다”며 “태풍같이 일부 변수를 제외하고 상시 가동할 수 있어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이 ‘최고 케이블 솔루션 리더’로 도약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계열사다. 그간 LS전선은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해저케이블만 공급했다. 그러나 자재 공급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했다. 이탈리아 프리즈미안과 프랑스 넥상스, 덴마크 NKT 등 유럽의 대형 전선 회사는 직접 포설선을 보유하고 자신들이 만든 해저케이블을 설치했다. 사업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턴키솔루션’ 능력을 토대로 다양한 포설 환경을 거치며 전선 기술 역량을 높이는 한편 원가 경쟁력도 갖췄다.



변화의 필요성을 직감한 LS전선은 해저케이블 턴키솔루션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2023년 해저 광케이블 포설 업체인 KT서브마린을 인수, LS마린솔루션으로 이름을 바꿨다. KT서브마린은 바지선 ‘GL2030’을 이용해 연근해에서 광케이블을 포설했는데 LS마린솔루션으로 변신한 후에는 전력케이블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LS전선은 글로벌 경쟁자들과 맞설 수 있는 사업 능력을 확보하고 LS마린솔루션은 신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사례로 평가 받는다.

실제 LS그룹 품에 안긴 LS마린솔루션은 빠르게 사세를 불리고 있다. 매출은 2022년 428억 원에서 지난해 1303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66억 원 적자에서 124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김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 3월 대표 선임과 동시에 ‘5년 내 매출 4배 성장’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계열사 간 시너지에서 기회를 엿보는 김 대표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LS머트리얼즈와 해상풍력 전용 설치항만 사업도 본격 추진할 예정인데 해상풍력 기자재의 조립과 출항이 가능한 전용 항만 거점을 구축함으로써 정부의 ‘2030년 14GW 해상풍력 확대’ 정책에 선제 대응할 계획이다.

김병옥 LS마린솔루션 대표. 사진=성형주 기자


김 대표는 신규 포설선 도입에 따른 수주 능력 확대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고 있다. 대만에서 올린 첫 해외 수주의 쾌거를 이어갈 후보군으로 베트남과 싱가포르를 꼽았다. 싱가포르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100% 활용하는 RE100 달성을 위해 4~5GW급 5개 이상의 초대형 해저케이블 포설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인도네시아 등 인접 국가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들여오는 사업이다.

무거운 전선을 옮겨 포설하는 작업 특성상 인접 국가의 사업자에 유리한데 업계에서는 LS마린솔루션과 일본 S사가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맡을 주력 후보로 꼽는다. 김 대표는 “경쟁사의 사업 규모가 크지 않은데 일본 내 케이블 사업 추진도 빠듯한 상황이라 낙찰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그는 “LS전선과 함께 케이블 공급부터 시공까지 맡는다면 시너지도 창출하고 그룹사 실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LS마린솔루션은 당분간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저케이블 포설 이후 단계인 사후관리 사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해저케이블 포설 뒤 각종 선박 사고나 바다 환경에 따라 케이블이 절단되는 등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이때 유지보수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케이블을 수리할 수 있는 별도의 선박이 필요하다.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이 만든 해저케이블을 직접 포설한 경우 유지보수에도 강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대형 해상풍력단지가 속속 생기면 유지보수 시장도 크게 열릴 것”이라며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클 수 있는데 사업 기회가 생기면 관련 선박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LS마린솔루션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되면서 LS빌드윈도 함께 맡았다.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을, LS빌드윈은 지중케이블을 포설한다. 일주일을 반으로 쪼개 LS마린솔루션 본사가 있는 부산과 LS빌드윈이 자리한 군포를 오간다. 김 대표는 “LS전선 계열사들이 추구하는 최고의 케이블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He is…

△1971년 전남 순천 △순천고 △서울대 사회학과 △핀란드 헬싱키대 MBA 과정 △1998년 LS전선 입사 △2013년 LS전선 글로벌금융지원팀장 △2018년 경영지원부문장 △2022년 경영지원본부장 및 최고전략책임자(CSO)·최고디지털책임자(CDO) △2025년 3월 LS마린솔루션·LS빌드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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