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금융 당국이 보험부채 평가에 적용하는 할인율 현실화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맞추는 자산부채관리(ALM) 규제 도입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일 보험 업계와 학계, 유관기관 등과 함께 ‘보험산업 건전성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고 2일 밝혔다. 회의에서는 보험부채 할인율 적용 시점 조정이 핵심 안건으로 논의됐다. 시행 일정 조정을 위한 대안으로는 △현행 일정 유지 △연도별 재검토를 통해 매년 확대 여부 결정 △3년 분산 계획보다 더 길게 나눠 적용하는 방식 등이 제시됐다. 당국은 8월 중 할인율 조정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보험부채 할인율은 보험사가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을 지금 시점에서 얼마나 적게 계산할지를 정하는 기준이다. 이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부채 평가액이 커지고 보험사의 순자산가치가 낮아져 킥스 비율은 떨어진다. 당국은 최종 관찰 만기를 20년에서 30년까지 확대하는 방식으로 2027년까지 할인율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할인율까지 낮아지면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할인율 조정과 함께 자산·부채 만기 구조를 맞추는 ALM 규제도 논의됐다. 자산과 부채의 만기가 일치하면 금리 변동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 하지만 현재는 만기가 불일치해 금리 하락기에는 지급여력 비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당국은 하반기부터 기본자본 요건 도입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당국은 킥스 비율 감독 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완화한 바 있다. 대신 자본의 질을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기본자본 비율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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