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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에스테틱사업부 매각에 휴젤만 입찰…협상 불발[시그널]

제안가 매도자 눈높이 대비 현저히 낮아

중국 원매자만 남아…거래 성사 불투명

LG화학 에스테틱사업부가 출시한 필러인 '이브아르'.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051910)의 에스테틱사업부 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 빠졌다. 최근 진행된 매각 절차에서 유력 인수 후보자들이 잇따라 발을 빼며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였다. 매각 주관사 HSBC를 통해 실시한 예비입찰에는 국내 대표 에스테틱 기업인 휴젤이 유일하게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제안 가격이 매각 측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쳐 협상이 진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휴젤이 LG화학 에스테틱사업부 인수 제안 가격으로 1000억 원대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도자의 가격 눈높이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양측 간 의미있는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채 매각 작업이 무위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LG화학 측의 희망 매각가가 5000억 원 내외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낮은 3000억 원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히알루론산 생산설비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 원매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자 다소 조정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LG화학은 필러와 스킨부스터를 주력하는 에스테틱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히알루로산 필러인 ‘이브아르’와 스킨부스터 ‘비알팜’, ‘인에이블’, ‘비타란’ 등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부다. 지난해 해당 사업부의 매출은 약 1000억 원,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250억 원 수준이다. 필러사업의 경쟁 심화와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성장성이 정체되면서 기업가치에 대한 매도자와 원매자간 눈높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LG화학은 미래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에스테틱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차전지, 친환경 소재, 신약 개발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에스테틱사업부는 더 이상 전략적 우선순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와 사업 재편을 추진해왔으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예비입찰 참여가 유력하게 거론됐던 맥쿼리자산운용,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어팔마캐피탈, 신세계인터내셔널 등은 모두 참여를 포기했다. IB 업계에서는 "고평가된 희망가격과 성장 정체, 차별화된 경쟁력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인수 매력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시장 상황과 향후 수익성을 고려할 때 무리한 베팅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미용의료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존 강자들의 시장지배력이 공고해진 상황에서, LG화학의 에스테틱사업부가 미래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있다. 휴젤 역시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안한 점을 고려하면 인수 의지가 높지 않은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로서는 중국계 원매자들만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과거 LG화학의 필러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던 점, 그리고 중국 내 필러·미용 의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계 투자자들의 관심은 유지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기술 유출 우려와 산업 주도권 상실에 대한 우려가 있어 LG화학이 실제 중국 자본에 매각하는 것은 부담일 수 있다.

한편 이번 매각 대상인 에스테틱사업부는 LG화학의 생명과학사업부문 내에 있다. LG화학은 앞서 2023년 같은 생명과학부문 내에 있던 진단사업부를 글랜우드PE에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방식으로 매각한 바 있다. 이번 에스테틱사업부 매각까지 성공하면 생명과학 부문은 백신사업부가 주축으로 남게 된다. LG화학은 미국 아베오(AVEO)사를 약 8000억 원에 인수해 글로벌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중심축을 백신과 치료제로 바꿔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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