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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AI 필수 솔루션은 ‘ESS’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xAI 창업자의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머스크가 주목하는 건 AI와 에너지의 연관성입니다. AI 고도화에는 막대한 데이터 연산 과정이 수반되고 방대한 전력이 소비됩니다.
시장에선 AI 밸류체인 정점에 빠른 연산을 가능하게 하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목합니다. 하지만 머스크는 친환경 에너지로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방안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머스크가 그리는 AI 미래 사회에서 중요한 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입니다. 일찍이 ESS 시장에 진출했던 머스크 전략이 들어맞는 시점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으며 ESS에 들어가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LFP 배터리에 주목하는 이유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네바다 기가팩토리에 LFP 공장도 건립
테슬라는 최근 엑스(X)에 미국 네바다주 스파크스에 건립 중인 LFP 배터리 공장을 찍은 동영상을 게시했습니다. 이 영상에는 대규모 공장을 외부에서 찍은 전체 전경과 내부 시설, 자동화 설비와 공정, 건설 인력들이 여러 작업을 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공장이 거의 완공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가 개발한 챗봇 그록 계정으로 이 게시물 아래에는 “테슬라의 북미 첫 LFP 배터리 셀 제조 공장은 기가팩토리 네바다에 자리잡고 있다”며 “이 공장은 수입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테슬라의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AI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 급증 → LFP 배터리 선호 증대
테슬라가 직접 생산에 나선 이유는 현재 미국에 LFP 배터리 제조 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BYD(비야디)나 CATL 등 중국 배터리 기업이 글로벌 LFP 생산을 거의 독차지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달부터 미국 미시간주 공장에서 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2차전지 종류는 크게 니켈코발트망간(NCM)계와 LFP로 나뉩니다. 이중 LFP는 중저가형 전기차나 ESS에 주로 탑재됩니다. 그런데 최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따라 ESS 설치가 급증하며 LFP 배터리 수요도 지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LFP 배터리는 무거운 단점이 있지만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발화·폭발 위험이 낮아 ESS용 배터리로 크게 선호받고 있습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선 AI 데이터센터용 ESS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최대 10배의 전력을 소모하는데 ESS가 정전을 방지하는 비상 전력 시스템 역할을 담당합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2023년 185기가와트시(GWh)에서 2035년 1232GWh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머스크는 xAI를 통해 북미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위해 xAI는 최근 100억달러(약 13조6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을 마쳤습니다. xAI는 지난해 9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인근에 콜로서스 데이터센터를 세웠습니다. 당초 10만개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됐지만 이를 100만개까지 늘려 세계 최대 규모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통해 그록 고도화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러한 AI 확장 전략에 발맞춰 테슬라는 콜로서스 데이터센터 근처에 자사의 대규모 ESS 구축할 방침입니다. 이 ESS에 테슬라 공장에서 생산될 LFP 배터리가 탑재될 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시장에서는 AI 밸류체인의 정점에 있는 기업으로 GPU를 독점하는 엔비디아를 흔히 거론합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엔 테슬라가 상당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AI 밸류체인에 K배터리 수혜 입을까
K배터리가 테슬라가 확장하는 AI·에너지 밸류체인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2차전지 핵심 소재를 양산하는 양극재 업체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엘앤에프(066970)의 경우 내년 양산을 목표로 LFP 양극재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중 고율 관세 정책으로 인해 한국산 LFP 소재가 중국산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과 중국이 타결한 대로 중국산 ESS 배터리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확정된다면 미국으로 수출되는 중국산 LFP 양극재는 한국산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잃게 된다”면서 “더구나 북미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겨냥한 외국우려기업(FEOC) 규제 강화로 중국산 소재를 배제해야 하는 만큼 LFP 양극재를 서둘러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배터리 셀 및 완성차 업체로부터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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