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최근 3000선에 안착하는 등 빠르게 외형을 키웠지만 삼성전자 주가 상승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총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시장 내 삼성전자 보통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14.53%였다. 우선주까지 합산했을 때에는 비중이 16.17%로 집계됐다. 보통주를 기준으로 했을 때 코스피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월(14.53%) 이후 가장 낮았다. 우선주를 포함했을 때에는 2016년 2월(15.83%) 이후 최저치였다.
우선주 합계 기준 삼성전자의 코스피 시총 비중은 그동안 꾸준히 20% 이상을 유지해왔다. 2020년 3월에는 27.82%로 30%에 근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18.63%를 기록하면서 20%선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달에는 16%까지 낮아지면서 9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시총 비중은 일정 기간 매일 거래된 삼성전자 최종 시가의 총액을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종목의 최종 시가 총액으로 나눈 비율을 한 달 평균치로 구한 값이다.
지난달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가 빠르게 올랐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비교적 완만히 상승하면서 시총 비중이 축소됐다. 6월 한 달 코스피는 13.86% 뛰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6.41% 오르는 데 그쳤다.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부진 지속이 상대적 주가 약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반도체로 꼽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경쟁력은 아직은 입증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다수다.
다만 일각에서는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2분기 저점을 다지고 3분기부터 증가할 것”이라면서 “HBM3e 12단의 주요 고객사 공급 기대감이 상존하며 파운드리 고객 확보에 따른 하반기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상승 탄력을 위해서는 AI 산업 리더인 엔비디아향 HBM3e 공급 가시화, 파운드리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 공정 개선을 통한 HBM4 기술 경쟁력 확보 등의 모멘텀 발생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3분기는 이러한 모멘텀들이 가시화되거나 검증될 수 있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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