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반도체 사업 부진과 미국발 관세의 영향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4조 원대에 그쳤다. 시장의 예상치보다 1조 원 이상 적지만 선제적 손실 처리에 나설 만큼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4조 60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5.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이 같은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31.2% 줄어든 것이자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조사한 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6조 5271억 원)를 29.5% 밑돈 수치다. 분기 영업이익은 2023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5조 원 아래로 내려갔다. 2분기 기준으로는 2023년 이후 2년 만에 최저다. 매출은 74조 원으로 지난해 대비 0.09% 줄었고 전 분기 대비로는 6.49% 감소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재고자산 가치 하락을 예상해 미리 손실 처리하는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을 쌓아 영업이익이 대폭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가 재고 충당과 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 영향 등으로 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1분기 선구매가 많았던 점도 2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는 D램 시황 회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또 3조 9119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2조 8119억 원은 주주가치 제고, 1조 1000억 원은 임직원 상여 지급 목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젤스’ 인수 소식도 알렸다. 젤스는 500여 개의 병원과 당뇨·임신·수술 등과 관련된 70여 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을 파트너로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와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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