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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AI로 암 정복 앞당기는 LG…구광모 '선구안' 빛났다

■'엑사원 패스 2.0' 공개

병리조직 고해상도 이미지 분석

유전자 검사 2주서 1분 내 단축

구광모 'ABC 주력' 성과 가시화

MS·하버드대보다 우수한 성능

변이예측 정확도 세계최고 수준

구광모 LG 회장.사진=LG




LG(003550)가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해 인류의 숙원인 암 정복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유전자 변이를 정확히 예측하고 적합한 치료 방법을 제안하는 정밀 의료 AI 모델을 개발해 암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연 것이다. 새 모델이 마이크로소프트(MS), 미 하버드대의 모델 성능까지 넘어서면서 구광모 LG 회장이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AI 분야에서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는 이번 AI 모델을 앞세워 세계 최고 바이오 연구자들과 손잡고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의료 플랫폼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9일 차세대 정밀 의료 AI 모델인 ‘엑사원 패스 2.0’을 공개했다. 1.0 모델 대비 성능을 대폭 강화해 병리 조직 이미지로 유전자 변이와 발현 형태, 인체 세포와 조직의 미세한 변화 및 구조적 특징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예후 예측과 신약 개발 등에 이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



엑사원 패스 2.0의 성능 향상에는 달라진 모델 학습법이 한몫했다.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 질병 원인과 치료법에 대한 힌트가 담긴 DNA·RNA 등 멀티오믹스 정보와 고화질 병리 조직 이미지가 쌍을 이룬 데이터 1만 장 이상을 학습했다. 이전 세대에서는 단순히 병리 조직 이미지만 학습한 데다 이마저도 컴퓨팅 자원 한계로 한 개 이미지를 수천 개 조각으로 나뉘어 학습했다. 이렇게 되면 특정 세포나 조직에 대한 특징에 매몰돼 예측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엑사원 패스 2.0은 유전자 변이 검사 정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78.4%다.

박용민 LG AI연구원 AI 비즈니스팀 리더는 “엑사원 패스 2.0을 활용하면 기존 2주 이상의 유전자 검사 소요 시간을 1분 이내로 단축해 암 환자의 치료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의사와 제약사가 엑사원 패스 2.0을 활용하면 빠른 시간 내에 암 환자의 조직 표본 병리 이미지를 분석해 어떤 유전자에서 변이가 발생했는지 빠르게 확인하고 이에 맞는 표적 치료제를 식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태현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 교수.사진=LG


LG는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미국 최상위 의료 연구 기관인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의 황태현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질병을 예측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AI 플랫폼을 구축한다. 암 분야에서 시작해 향후 이식 거부와 면역학·당뇨병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황 교수는 “기존 AI 헬스케어 기업들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은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나중에 활용처를 찾는 것”이라며 “우리는 매일 환자를 보고 있는 의료진과 소통하면서 현장 수요를 먼저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AI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LG


그간 AI와 의학·생리학 등을 융합한 연구는 구글·MS·IBM 등 글로벌 테크 공룡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엑사원 패스 2.0은 유명 대학과 빅테크들이 개발한 AI 모델을 성능면에서 추월했다. 그간 범용 모델 엑사원을 중심으로 기술과 데이터를 축적해 온 LG가 의료 등 응용 분야에서 성과를 올리면서 AI를 미래 산업으로 찍어 대대적 투자를 단행해 온 LG그룹의 전략이 한층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AI와 함께 바이오·클린테크를 ABC로 통칭하며 그룹의 새 주력 분야로 내세웠다.

재계 관계자는 “AI는 당장 큰돈을 벌기보다는 미래를 보고 뚝심 있게 투자해야 하는 분야”라며 “천문학적 투자에도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측면도 있는데 LG의 이번 성과는 핵심 응용 부문에서 낸 가시적 결실인 만큼 AI 투자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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