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종가 기준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넘어서며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지속되지만 시장은 개의치 않는 눈치다.
1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43% 오른 4만4650.64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7% 상승한 6280.46에, 나스닥종합지수는 0.09% 오른 2만630.6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는 전날 기록했던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전날 장중 시총 4조 달러에 도달했던 엔비디아는 이날 0.75% 오른 164.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4조20억 달러로 종가 기준 글로벌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4조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6월 시총 3조 달러를 넘어선지 13개월 만이다.
엔비디아 외 빅테크 기업은 대체로 보합권이었다. 애플이 0.6%, 구글(알파벳)이 0.57%, 테슬라가 4.73% 올랐다. 테슬라는 로보택시 서비스 지역 확대와 차량 내 AI ‘그록’ 탑재 등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0.4%, 메타는 0.76%, 아마존은 0.13% 하락했다.
기술주가 혼조 양상을 보이는 와중 이날 증시는 우량주가 이끌었다. 델타항공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11.99% 급등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스그룹도 12.72% 올랐다. 관세 여파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지웠다는 평가다. 시리얼 생산업체 WK켈로그는 이탈리아 초콜릿 제조업체 페레로에 인수된다는 소식에 주가가 30% 뛰었다. 미국 희토류 생산업체 MP머티리얼즈는 미국 국방부가 4억 달러 규모로 우선주를 투자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는 소식에 주가가 50% 폭등했다. 결과적으로 다우지수는 구성 종목 30개 중 20개가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는 전날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 관세율을 50%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하고 브라질도 맞불을 놨다. 구리에 대한 50% 관세도 8월 1일부터 부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세 위협은 더이상 투심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눈치다. 트럼프의 관세 위협의 협상 전략일 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탓이다.
크리스 해버랜드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주식전략가는 "감세법안 통과 등 불확실성 요소들이 하나씩 해결돼 나가고 있으며 관세도 좀 더 명확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이크 딕슨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 리서치 및 퀀트 전략 책임자는 ″관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이 연초보다 높다고 상상하기 어렵다"며 "시장은 이 모든 상황에 극도로 둔감해졌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7000건이었다. 시장 예상이던 23만5000건을 밑돌았다 직전 주보다도 5000건 줄었다.
낙관적인 경기 전망에 비트코인도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 시간 오후 1시 47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보다 4.20% 오른 11만3559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11만2000달러 선을 돌파한 데 이어 상승세를 높여가고 있다.
유가는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의 증산 중단 가능성이 논의되며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2.65% 하락한 배럴당 66.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9월물은 2.21% 내려 68.64달러로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새벽 2시 기준 서울환시 종가보다 1.10원 내린 137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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