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이른 무더위로 인해 농축산물과 수산물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수박과 배춧값은 20% 넘게 올랐고 닭고기·계란 등 축산물부터 광어·우럭과 같은 수산물 값도 인상되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 1개의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2만 9115원으로 3만 원에 근접했다. 전년에 비해 36.5% 비싸고,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38.5% 높다. 일주일 전보다는 22.5% 오른 가격이다. 수박값 상승은 지난달 일조량 감소로 인해 생육이 지연된 가운데 무더위로 인해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여름철 가격 변동 폭이 큰 배추와 무 1개의 소매 가격은 각각 4309원, 2313원으로 1년 전보다 10%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다만 일주일 새 가격이 배추는 27.4%, 무는 15.9% 오르는 등 최근 상승 폭이 커져 유통업계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축산물 중에서는 소비량이 늘어난 계란값이 강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계란(특란) 30개 소매 가격은 평균 7162원으로, 1년 전보다 5.9% 올랐다. 유통업계는 계란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만큼 시세가 더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닭고기의 경우 육계 폐사와 여름철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점차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빠르게 찾아온 폭염으로 인해 양식 어종 등 수산물 수급 불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광어 도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올랐으며 우럭은 같은 기간 41.8% 상승했다.
우럭 도매가격은 1㎏당 1만 6125원이며 광어는 1만 9300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양식장에서 집단 폐사가 발생한 것이 올해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럭은 다년생 어종인데 지난해 고수온으로 인한 대량 폐사로 작년보다 양식 물량이 적은 상황이다. 이에 이달 우럭 출하량은 1150톤으로 작년보다 6.7% 감소할 것이라고 수산업관측센터는 예상했다.
우럭 도매가격은 이달에는 1만 5500원으로 전달보다 하락했다가 다음 달에는 휴가철 수요 증가에 다시 1만 6500원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달과 다음 달 우럭 도매가격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7.0%와 19.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상승률이 지난달보다 낮아지는 것은 기저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7월부터 폭염 속에 우럭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광어는 이달 도매가격이 1만 9000원으로 작년보다 15.0% 높고 다음 달에는 1만 9200원으로 1년 전보다 12.9%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고수온 비상대책반을 중심으로 현장 대응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전남 여수와 충남 태안 등지의 양식장을 현장 점검하면서 고수온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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