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테마로 단기 폭등세를 보였던 관련주들이 14일 일제히 급락했다. 정책 불확실성이 지적되자 고점에서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터지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보다 12.44% 급락한 6만 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5일 기록한 고점(11만 4000원)과 비교하면 불과 3주 만에 38.86%나 하락한 것이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NHN(-5.05%), 미투온(-13.19%), LG CNS(-6.11%), 아톤(-5.99%)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종목들도 줄줄이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카카오페이의 최근 주가 급등은 개인 투자자가 주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개인 투자자는 카카오페이 주식을 약 2400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카카오페이는 기존 선불충전금 규모가 크고 이용자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본격 도입될 경우 사업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대표 수혜주로 거론돼 왔다. 이 같은 기대감이 주가를 단기적으로 끌어올렸지만, 정책 및 실적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뒤따르며 급락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특히 국내외 증권사들이 스테이블코인 정책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매도세를 자극했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설령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이뤄지더라도, 비(非)기축통화인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의 글로벌 활용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며 “지나친 테마 쏠림은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외국계 투자은행(IB) JP모건은 카카오페이에 대한 투자 건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주가는 영업이익률이 30% 수준까지 상승해야 정당화 가능한데, 올해 예상치는 고작 2.37%”라며 현실과 괴리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4만 2000원으로, 현재가 대비 약 40% 하락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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