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홍역 환자가 베트남 등 해외에서 유입이 늘면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이 늘어나는 시기에 감염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15일 올해 들어 발생한 홍역 환자는 이달 5일 기준 총 65명이라고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 47명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1.38배 높다. 이 중 해외에서 홍역에 감염돼 국내에 입국했다가 확진된 환자가 전체의 70.8%인 46명에 달했다.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4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즈베키스탄·태국·이탈리아·몽골에서 각각 1명씩 발생했다. 이들을 통해 가정과 의료기관에서 추가 전파된 해외유입 관련 사례는 19명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 분석을 보면 작년 한 해 전세계 홍역 환자 수는 약 36만 명에 이른다. 올해는 5월까지 8만8355명이 확진됐다.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뿐 아니라 우리 국민이 많이 방문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홍역 유행이 지속되고 있어 해외여행 중 감염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올해 서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의 홍역 환자 수는 몽골 377명, 캄보디아 1097명, 라오스 288명, 말레이시아 336명, 필리핀 1050명, 베트남 151명이었다.
홍역은 공기로 전파되며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제2급 법정 감염병이다. 7~21일간 잠복기를 거쳐 발열, 발진, 기침, 콧물, 결막염 등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안정, 수분·영양 공급 등으로도 호전되지만 중이염과 폐렴, 설사·구토로 인한 탈수 등 합병증이 있으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면역이 없는 사람이 홍역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감염될 수 있으나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에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인 생후 12~15개월, 4~6세에 총 2회 홍역 백신(MMR)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부득이한 경우 1차 접종 이전인 생후 6~11개월 영아도 출국 최소 2주 전 홍역 국가예방접종(가속접종)을 받을 것도 권고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12개월 미만 영아는 감염 시 폐렴, 중이염, 뇌염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 홍역 유행 국가 방문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가정 내 홍역 백신 1차 접종 이전 영아나 임신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이 있는 경우 해외여행 후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가정 내 접촉을 최소화하고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는 게 중요하다. 백신 접종 외에도 여행 중 사람 많은 곳에서 마스크 착용,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 기침할 때 옷 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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