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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설 편지 보냈다"에 지지층 균열…MAGA 모자 불태워

■엡스타인 연루 의혹 일파만파

트럼프 "가짜 뉴스, 고소할 것"

증언 공개도 요청하며 결백 호소

MAGA는 "특검 임명" 반발 확산

공화당 "파일 공개해야" 목소리

만성 정맥부전 진단 건강 악재도

1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시민이 ‘엡스타인에 파일’ 공개를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연루설이 트럼프 행정부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50세 생일에 외설적인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트럼프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포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가짜뉴스”라며 사건을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일파만파 확산하는 의혹을 덮기에는 역부족이다. 대선 기간 엡스타인의 죽음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연관돼 있다거나 딥스테이트(Deep state·막후 실세 관료 집단)가 관여하고 있다는 식의 음모론으로 지지자를 결집했던 트럼프가 이제는 엡스타인에게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17일(현지 시간) WSJ는 2003년 엡스타인의 5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지인들의 축하 메시지를 모아 엮은 책자를 입수했으며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마커로 그린 듯한 나체 여성의 실루엣 위에 “생일 축하, 그리고 매일 또 다른 멋진 비밀이 되기를”이라고 적었다. 이 책자는 법무부가 엡스타인과 그의 연인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는 기사가 나가기 전 WSJ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평생 편지에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다. 나는 여성의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며 “내가 다른 모든 이들에 대해 소송을 걸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WSJ에 대해서도 소송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가 게재된 후에도 트루스소셜에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캐럴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그리고 트럼프 본인이 그 편지가 가짜라고 밝혔음에도 WSJ가 ‘허위이고 악의적이며 명예훼손인 기사를 내보냈다’고 분노하며 “루퍼트 머독과 그의 삼류 신문인 WSJ를 고소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모든 대배심 증언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대배심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며 이를 공개하기 위해서는 법원의 결정이 필요한 만큼 트럼프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배심 증언 공개까지 언급하며 결백을 호소했으나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그의 열성 지지층인 마가 진영과 공화당 내부에서 나오는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엡스타인 블랙리스트가 없다는 연방정부의 공식 발표에 반발하며 ‘마가’ 모자를 불태우는 등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마가 진영의 대표적 인플루언서로 꼽히는 로라 루머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엡스타인 논란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를 소모해버릴 수 있다”며 특별검사를 즉시 임명하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에서도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인 미 하원에서 이달 15일 엡스타인 파일을 30일 이내에 온라인에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단 한 표 차로 부결되기도 했다. 공화당 소속 조시 홀리 상원의원(미주리)은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엡스타인의 고객이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 역시 법무부의 엡스타인 파일 공개 필요성에 대해 “투명성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가에 폭풍을 불러온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2018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후 그에게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접대 리스트가 있다거나 사인이 타살이라는 음모론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최근 법무부와 FBI는 엡스타인이 유력 인사들을 협박하거나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으며 그의 사망 원인도 자살이라고 재확인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지만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렇듯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소식까지 나왔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아리가 붓는 증상이 있어 종합검진을 한 결과 만성 정맥부전을 진단받았다고 밝혔다. 만성 정맥부전은 다리 정맥의 혈관 내벽 또는 판막 기능 이상으로 다리에서 심장까지 피가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피가 고이는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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