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5% 상호관세 부과 시한(8월 1일)을 하루 앞두고 한미 양국 재무 수장이 워싱턴에서 최종 담판에 나선다. 아직 협상 타결 소식은 없지만 조선업 협력을 고리로 양국 간 고위급 협상이 이어지면서 막판 합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만나 통상 현안을 최종 조율한다. 당초 회동은 25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베선트 장관의 일정으로 연기됐다. 양측은 상호관세 문제뿐 아니라 양국 간 경제협력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24∼25일(현지 시간) 이틀 연속 협상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양국 산업장관은 워싱턴DC 미국 상무부 청사에서 만난 뒤 다음날에는 뉴욕 러트닉 장관의 자택으로 옮겨 논의를 이어갔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동석했다.
비록 타결에는 실패했지만 조선업 협력이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미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조선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 협력 카드를 앞세워 막판 설득전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현지 조선 산업에 직접 투자를 결정한 일본과 달리 현지 건조,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도 26일 “미국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협상 테이블에는 △투자 △농산물 △디지털 무역 등의 현안이 올라와 있다. 조선업 협력 카드를 포함한 포괄적 합의는 구 경제부총리와 베선트 장관 간 만남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실무진이 논의한 사안들을 최종 점검하고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유럽연합(EU)·중국 등과 잇따라 무역협정을 맺은 뒤 열릴 협상이어서 더욱 주목받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협상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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