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북미 빅테크 기업과 22조 7648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으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삼성전자는 28일 글로벌 대형기업과 총 22조 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 대비 7.6%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 기간은 2033년 12월 31일까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계약 상대방 정보는 경영상 비밀유지로 공시를 유보한다”고 밝혔다.
계약 대상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나노미터·10억 분의 1m) 선단 공정을 활용한 전장용 혹은 모바일용 제품을 북미 빅테크로부터 수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2나노는 현재 삼성전자가 양산을 앞둔 최선단 공정이다. 삼성전자의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이자 내년 초 출시 예정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에 탑재를 추진 중인 엑시노스2600 역시 이 공정을 통해 생산될 예정이다.
이번 대형 계약을 통해 삼성 파운드리가 수년간 지속해 온 부진을 씻고 부활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서 영업이익 4조 6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시장에서는 이 중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사업이 1조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이 저조한 실적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의 첨단 공정 수율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서 대규모 수주가 이뤄진 것으로 추측된다”며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인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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