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권이 지점 확장과 현지 인력 충원에 나서며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인도 현지 기업과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며 시장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인도 금융 당국으로부터 뭄바이와 데비나할리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승인받은 하나은행은 최근 해당 지역에 개설위원장을 파견했다. 올 10월이나 11월 개설을 목표로 현재 현지 직원을 뽑고 있다.
이날 기준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보유 중인 인도 지점 수는 총 16곳이다. 1996년 제일 먼저 인도 시장에 진출한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6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 다음으로 많은 5곳의 지점을 인도 현지에서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3곳과 2곳의 인도 현지 지점을 보유 중이다.
세계 공급망 재편 흐름 속 탈(脫)중국 기조 강화로 14억 인구 대국 인도가 부상하자 국내 은행권도 현지 영업망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7년 구루그람과 뭄바이 지점 개설 이후 7년 만인 지난해 9월 푸네와 아메다바드 지점 2곳을 추가 개설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2019년 첫 인도 현지 지점 개설 이후 5년 만에 첸나이와 푸네에 지점을 추가로 열었다. 올해 하나은행이 예정대로 지점을 추가 개설할 경우 1년여 만에 6곳이 늘어나는 셈이다.
인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만 국한돼 있던 고객 범위도 확대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비은행 금융회사(NBFC)이자 인도 1위 학자금 대출 기업 크레딜라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인도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 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지점·법인 설립 형태의 투자가 아닌 인도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는 국내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 사례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인도에서 100억 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신한은행은 올 1분기에도 27억 9000만 원을 벌어 들이며 순항 중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인도에 진출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우량 기업과 NBFC 등을 주요 고객으로 삼으며 시장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직원 비중을 늘리며 현지화 전략에도 속도를 더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여수신·외환·파생상품 등의 전통적인 은행 서비스뿐만 아니라 공급망 금융과가상계좌서비스 등 특화 서비스 확대를 통해 인도 시장 내 입지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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