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인적자원(HR) 테크 기업에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수시 채용이 활성화되고 초단기 일자리 수요가 증가하는 등 고용 패러다임이 달라지면서 HR 신규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초단기 근무(스팟워크) 서비스 '급구'를 운영하는 니더는 최근 일본 스팟워크 1위 기업인 타이미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양사는 투자와 함께 업무 제휴를 맺고 스팟워크 확산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스팟워크는 한두 달 일하는 단기 아르바이트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프리터족보다 더 짧게 하루에 3~4시간 정도, 1주에 한 두번 '틈새' 일을 하는 게 특징이다
니더는 단기 일자리 매칭 플랫폼을 운영하며 이력서나 면접 없이 원하는 구직자와 일자리를 즉시 연결하고 출근 인증부터 급여 정산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현재 쿠팡, 이케아코리아, BGF리테일 등 다양한 산업군의 파트너사들과 실시간 단기 인력 매칭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오가와 료 타이미 대표는 “한국은 단기 일자리가 ‘급구’ 기준 330만 개를 넘어섰을 정도로 기업들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타이미가 일본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까지 결합되면 정규직 중심의 공채 문화가 일반적이었던 한국에도 새로운 채용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규직 중심의 고용 시장은 근본적인 재편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 67곳 중 절반 이상이 최근 2년 새 20대 청년 고용을 줄였고, 그 규모가 5만 명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신입 공채 대신 경력직 채용을 도입하거나 정규직이 맡던 업무를 스팟워크 등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난 결과다.
아직 설립 초기 단계임에도 해외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것도 해외 큰손들이 러브콜을 보내는 원인으로 꼽힌다.
인재검증 플랫폼 스펙터는 지난해 12월 미국과 베트남 벤처캐피털(VC) 투자를 받아 누적 기준 110억 원 투자 유치를 달성했다. 기존 투자자였던 미국 실리콘밸리 VC 스톰벤처스가 후속 투자를 주도했으며, 베트남 VC 두벤처스(Do Ventures)가 처음으로 투자자로 참여했다.
스펙터는 확보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와 일본, 말레이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싱가포르에서는 현지 법인 설립 전부터 글로벌 대기업의 아시아태평양 본사가 고객으로 합류하는 등 파트너사 제휴 제안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직원 채용부터 조직 문화 관리, 구성원 퇴직까지 전 과정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렉스는 지난달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1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글로벌 VC인 한리버파트너스가 참여했으며, 기업가치는 5000억 원을 인정받았다. HR테크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가치를 해외에서 인정 받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HR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해외 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일본 스타트업 파인디(Findy)에 공동 투자했다. 파인디는 일본 내 20만명 이상의 SW, 인공지능(AI) 엔지니어를 확보한 플랫폼 기업이다. 이 회사는 한국과 인도에서도 이미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2028년까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고객사 1600개사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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