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생물의약품 평가연구센터(CBER)를 이끌던 비나이 프라사드 박사가 취임 약 3개월 만에 사임했다. 프라사드는 피터 막스 전 국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후 FDA CBER 국장으로 임명돼 백신, 유전자 치료제, 세포 치료제 등의 규제를 총괄해 왔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성명을 통해, 프라사드 박사가 "FDA의 업무에 불필요한 주목을 주지 않기 위해 사임을 결정했으며 가족과의 시간을 갖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복귀할 예정"이라며 “그의 서비스와 FDA 근무 기간 동안 달성할 수 있었던 많은 중요한 개혁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프라사드는 유전자 치료제와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오랫동안 주도해 온 피터 막스 국장이 3월 보건복지부 장관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와 불화로 사임하며 5월 후임으로 임명됐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의 대응과 백신학계에서 FDA의 승인 절차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던 인물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보건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돼왔다.
프라사드의 퇴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유전자 치료제 승인 관련 논란과 보수 성향 정치권의 압박, 그리고 내부 반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취임 이후 그는 사렙타 테라퓨틱스의 뒤센 근이영양증 유전자 치료제 '엘레비디스'에 대해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공급 중단을 지시했다가 환자와 가족들의 반발, 정치권 압박으로 수일 만에 공급 중단을 철회해다. 또한 FDA가 리플리뮨의 흑색종 치료제 RP1과 카프리코어 테라퓨틱스의 뒤센 근이영양증 치료제에 대해 생물의약품허가신청서(BLA) 반려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기업과 문제를 충분히 공유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5월에 작성된 내부 메모에서 두 가지 새로운 버전의 코로나19 백신 추천에 대해 FDA 검토자들의 주장을 억압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전직 관리들과 백신 전문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메모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특히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위협에 대한 검토자들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우파 활동가 로라 루머는 그가 2020년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당시 후보였던 조 바이든이 그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보편적 의료 보장과 낙태권 지지자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FDA를 약화시키는 진보적 좌파 공작원”이라 공격해왔다.
FDA는 프라사드 박사 후임으로 조지 티드마시(George Tidmarsh) 박사를 CBER 국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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