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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아이폰 에어' 광고, 한국만 다르네?"…'집게손' 삭제해 내보낸 애플

왼쪽은 일본 애플 홈페이지, 오른쪽은 한국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이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 아이폰 에어와 아이폰17 등 최신 스마트폰과 주변 기기들을 공개한 가운데, 한국에서만 '집게손'이 사라진 형태의 홍보 영상과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애플은 이달 9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 내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최신 스마트폰 시리즈인 아이폰17 라인업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올해는 기존 플러스 모델을 대신해 '아이폰 에어'라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아이폰 에어'는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은 모델로, 두께 5.6㎜의 초슬림형 스마트폰이다. 전작인 아이폰16 시리즈 플러스 모델의 7.8㎜보다 2㎜ 이상 얇아졌다. 지난 5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S25 엣지(두께 5.8㎜·무게 163g)보다 얇지만 무게는 2g가량 더 나간다.

애플 신제품 아이폰에어 모습. EPA연합뉴스


이에 대해 애플은 “얇고 가벼워 손에 들고 있는 느낌마저 없애려 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이러한 초슬림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광고 영상과 사진 등 홍보 이미지를 공개했는데, 아이폰 옆면을 두 손가락으로 집어 손가락이 거의 붙을 정도로 얇은 두께임을 부각했다. 미국은 물론,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독일, 영국,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 전 세계 100여개국 도메인에 모두 같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그런데 한국 도메인에서는 아이폰을 잡고 있는 손가락이 보이지 않는다. 누리꾼들은 한국에서 '집게손' 모양이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한 애플이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홍보 이미지에서 손가락을 아예 제거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모은 형태인 '집게손'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의 성기 크기를 비하하고 조롱하는 의미로 쓰인다는 주장에서 시작돼, 남성들 사이에서는 '남성 혐오 표현'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기업 광고나 홍보물에 비슷한 손가락 형태가 등장하면 남성들이 기업에 항의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지난 2021년 편의점 GS25는 자사 홍보 포스터에 등장한 손 모양이 '남성 혐오'라는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이후 20개가 넘는 기업과 공공기관이 제품에서 남성 혐오로 비칠 우려가 있는 손 동작 이미지를 삭제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동차업체 르노코리아와 스마일게이트, 무신사, 제너시스비비큐, 교촌치킨, 스타벅스RTD 등 기업도 집게 손 모양을 노출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이는 불매운동으로 확산돼 매출 급감으로 이어진 바 있다.



결국 기업들은 '집게손' 이미지가 노출되지 않도록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는 원천 봉쇄에 나섰다. 앞서 홍보 영상에 등장한 캐릭터가 집게 손을 한 모습이 발견돼 논란이 됐던 빙그레는 지난해 공식 SNS에 아예 손가락이 없는 둥근 손의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대표 메뉴인 ‘바나나맛 우유’를 비롯해 아이스크림, 수저 등을 들고 있는 모습에서도 손이 둥그렇게 표현됐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9월 그릭 요거트 제품을 홍보하면서 인플루언서들에게 “요거트 뚜껑을 열거나 패키지를 잡을 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 사용 주의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집게손' 논란은 흔히 사용되는 평범한 손동작마저 낙인찍고 문제시하면서 해당 이미지를 제작한 기업이나 여성 직원에 대한 신상공개, 사이버불링, 기업의 과잉 대응 등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CNN은 한국에서 퍼진 '집게손' 논란을 ‘젠더 전쟁’(gender war)이라고 꼬집으면서, 그 원인을 젊은 남성 사이에 팽배한 안티 페미니즘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CNN은 “한국 사회는 성평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젊은 남성은 관련 정부 정책에서 소외된다고 느낀다. 이에 성난 남성들이 페미니스트를 비난하고 있다”면서 여성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정서가 커지면서 페미니즘 전반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아이폰 '집게손' 논란, 한국만 삭제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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