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의 양강 체제가 굳건한 가운데서도 두 기업의 합산 점유율이 한 분기 만에 5%포인트나 급락했다. 이 빈틈을 오포, 트랜션 등 중국 업체들이 무서운 기세로 파고들며 맹추격에 나섰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스마트폰 생산량은 5800만 대로 시장 점유율 19%를 기록했다. 1분기 22%였던 점유율은 3%포인트 하락했다. 1분기 갤럭시 S25 신모델 출시 효과와 관세 불확실성에 대비한 물량이 먼저 소진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위 애플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2분기 4600만 대를 생산하며 점유율이 1분기 17%에서 15%로 2%포인트 줄었다. 2분기는 통상 9월에 공개되는 신형 아이폰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발생하는 시기여서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합산 점유율은 1분기 39%에서 2분기 34%로 크게 주저앉았다.
선두 업체들이 신모델 출시 공백으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 브랜드들은 약진했다. 1분기까지 이어졌던 재고 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게 트렌드포스 측 분석이다. 4위 오포는 2분기 생산량을 전 분기 대비 35%나 늘리며 점유율을 9%에서 12%로 3%포인트 끌어올렸다. 5위 트랜션도 생산량을 33% 늘리며 점유율을 7%에서 9%로 확대했다.
3위 샤오미는 1, 2분기 연속으로 4200만 대를 생산하며 점유율 14%를 굳건히 지켰고, 비보 역시 생산량을 늘리며 점유율이 8%에서 9%로 올랐다. 중국 업체들이 일제히 영토를 확장하면서 삼성, 애플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개별 브랜드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 자체는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총생산량은 3억 대로 1분기(2억 8900만 대) 대비 약 4% 증가했다. 이는 당초 관세 문제 등으로 위축이 우려됐던 시장이 예상을 깨고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시장 회복을 중국 업체들이 주도한 만큼 하반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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