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무지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한다. 롯데쇼핑이 최근 무인양품에 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다이소를 중심으로 가성비 소비가 인기를 얻는 가운데 무인양품이 한국에서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인양품에 초기 자본금 뛰어넘는 투자 진행
롯데쇼핑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무인양품의 유상증자 참여 건을 의결했다. 롯데쇼핑의 유상증자 규모는 200억 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인양품 최대주주인 일본 양품계획이 약 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기존 주주인 롯데쇼핑에 참여 의사를 물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롯데쇼핑도 지분율 유지를 위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무인양품은 1980년 일본에 설립된 라이프스타일 기업이다. 국내에는 2004년 일본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무지코리아를 설립해 양 사가 각각 60%, 40%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후 롯데쇼핑이 2022년 말 롯데상사로부터 무지코리아 지분을 인수했다. 2024년 8월 말 기준 무인양품의 자본금은 200억 원이다. 이번 유증 규모가 초기 자본금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노재팬 넘어 최대 매출 낸 무인양품
롯데쇼핑이 무인양품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최근 한국 내 무인양품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무인양품의 지난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1805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 진출 후 20여 년 만에 역대 최대치다. 성장 추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노재팬(일본 상품 불매) 운동’으로 2019년부터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2022 회계연도에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양품계획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동일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해 같은 기간 일본 내 매출 증가율(6.1%)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무지코리아는 순손실에서는 벗어나지 못하며 지난 회계연도에도 2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무인양품은 이번 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국내 추가 출점 및 상품군 확대에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무인양품 오프라인 매장은 직영점 42개로 주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에 입점해 있다. 판매 상품도 리빙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류, 스낵 등 다양하다. 일본 양품계획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한국에서도 매장을 오픈할 수 있는 상당한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헬스&뷰티를 핵심 상품으로 포지셔닝하고 지속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인양품이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다이소, 이마트 등 ‘가성비’를 앞세운 유통 업체 간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 제품에 대한 반감이 사그라들었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저렴한 물건을 사려고 할 때 무인양품을 선택할 만한 차별성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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