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무선 청소기의 흡입력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산 제품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중국 업체들이 흡입력과 직접 관계없는 파스칼(Pa) 단위를 쓰며 소비자의 오인을 부르는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무선청소기 10종을 대상으로 최대 흡입력을 시험평가하고, 제품별 표시·광고 내용을 검증한 결과 중국산 제품이 파스칼 단위를 사용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18일 밝혔다.
삼성·LG전자 제품 2종은 흡입력 표시 단위로 국제표준(IEC) 흡입력 단위인 와트(W)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드리미를 제외한 로보락·샤오미·아이닉·아이룸·디베아·틴도우 등 6종의 중국산 무선청소기는 진공도 단위인 파스칼(Pa)을 최대 흡입력으로 표시·광고했다.
흡입력 시험 결과 삼성전자·LG전자·다이슨 등 3종은 최대 흡입력이 280와트 이상을 충족했다. 반면 중국산 6종의 최대 흡입력은 58∼160와트에 그쳤다. 드리미는 121와트, 샤오미는 82와트를 기록했고 로보락은 72와트에 머물렀다. 이들은 1만 8000∼4만 8000 파스칼 범위의 진공도 값을 흡입력인 것처럼 표시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만’ 단위의 Pa가 ‘백’ 단위의 W보다 커 보여 소비자가 혼동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진공도는 흡입력을 이루는 1개 요소로 공기 유량은 없고 제품 내부 압력 상태만을 나타낸다" 며 "흡입력 단위로 파스칼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무선 청소기의 핵심 성능인 흡입력을 소비자가 통일된 단위인 와트(W)로 확인·비교할 수 있게 내년 초까지 국제표준(IEC)이 반영된 국가표준(KS)의 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소비자원은 8개 무선청소기 수입업체를 상대로 흡입력 수치·단위 표시의 개선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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