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고평가 우려가 커지자 대체자산으로 은(銀)을 주목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은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금 대비 시세가 장기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만큼 은값도 점차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9일 런던금시장연합회(LBMA)에 따르면 18일 기준 국제 금 가격은 1트로이온스당 3643.70달러로 올해 1월 2일(2646.30달러) 대비 37.7% 상승했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온스당 3700달러를 넘었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차익 실현 등으로 소폭 조정을 받고 있다.
금값은 단기간 급등한 만큼 고평가 우려도 크다. 2001년 1월 1일을 기준(1000포인트)으로 비교한 결과 금 시세는 이달 18일 1만 3578포인트까지 상승한 반면 은 시세는 8990포인트에 그쳐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은 가격 대비 금 가격도 89배까지 상승하면서 장기 평균치(68배) 대비 큰 폭으로 확대된 상태다.
과거 가격 추이를 봤을 때 금과 은은 가격 차이가 벌어졌다가 다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 고평가, 은 저평가 상태라면 향후 은 가격이 오르거나 금 가격이 하락하면서 장기 평균에 수렴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2020년 팬데믹 기간 금 대비 은 비율은 125배까지 확대됐다가 14개월 만에 65배로 회귀하면서 은이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은은 산업적 수요도 탄탄하다. 글로벌 산업별 소비 비중을 살펴보면 전기·전자(25%), 태양광(15%), 전기차(10%), 의료(3%) 등에서 생산량 절반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은은 금과 비교해 전도율과 반사율이 높아 인공지능(AI) 반도체, 태양광 패널, 전기차·배터리,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등 관련 수요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은도 금처럼 거래소나 시중은행을 통해 ‘실버바’ 형태로 구매 가능하다. 은 통장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국내 상장된 ETF는 ‘KODEX 은선물(H)’뿐이다. 다만 은은 상승·하락 국면에서 금보다 변동성이 1.5~2.0배 높은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금 대비 은 가격은 장기 평균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금과 은 비중을 조절할 때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은을 적절하게 활용할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유용한 투자 수단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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