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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제미나이 통합…구글 'AI 브라우저'로 승부수

美 모든 사용자에 무료 제공

'플랫폼 강자' 이점 적극 활용

반독점 굴레 벗고 반격 나서

지시만 내리면 탭 오가며 작업

검색 대신 대화하듯 정보 요청

'AI비서'가 쇼핑·예약 머잖아





검색 시장 반독점 소송에 따른 사업 분할 위기에서 벗어난 구글이 크롬과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통합한 ‘AI 브라우저’로 승부수를 띄웠다. 글로벌 PC·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 70%를 장악한 구글이 플랫폼 강자의 지위를 내세워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 크롬에 통합된 제미나이 AI 에이전트로 인스타카트에서 식료품을 쇼핑하는 장면. 사진제공=구글


18일(현지 시간) 구글은 미국 내 PC·모바일 크롬에 제미나이를 통합한다고 밝혔다. 기존 유료 구독자 대상 시범 서비스를 미국 내 모든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릭 오스텔로 구글 플랫폼 및 기기 부문 수석 부사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방식으로 크롬의 속도·안전성은 유지하면서 웹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브라우저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2008년 크롬 출시 후 가장 큰 업데이트”라고 강조했다.

사용 환경 전반에 제미나이가 녹아들어갔다. 우선 윈도 창 상단에 AI 버튼이 생겨 언제든 제미나이를 불러올 수 있다. 열려 있는 탭은 물론 여러 탭을 동시에 요약 분석할 수 있고 주소 창에서 웹페이지 주소나 인터넷 검색 대신 AI와 대화하듯 정보를 요청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방문 기록을 뒤질 필요도 없어졌다. 제미나이에 “어제 신작 웹툰에 대한 소개를 봤는데 그 페이지를 찾아줘” 같은 방식으로 지시하면 된다. 여러 탭을 오가지 않아도 AI에 요청해 작업을 마무리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유튜브를 보면서 AI를 불러내 특정 대화가 오가는 부분부터 재생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회의 일정을 예약하고 지도에서 약속 장소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AI를 이용한 해킹앱·사기 사이트 접근 차단 기능도 대폭 개선됐다. 구글은 “AI 기반 경고 덕에 모바일 안드로이드 크롬 사용자는 하루 30억 개의 사기 사이트 알림을 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기능은 웹브라우저 기반 AI 에이전트 도입이다. AI가 웹페이지를 인식해 사용자가 지시만 하면 식당 예약, 식료품 주문, 여행 일정 예약 등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는 다른 일에 집중하고 AI 비서가 잡무를 처리해주는 식이다. 구글은 “몇 달 안에 크롬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실제 출시되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AI 업계는 질문과 답변에 머무는 챗봇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일상 업무를 보조하는 ‘개인 집사’를 구현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개별 모바일 기기와 PC 전체를 AI가 들여다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용 환경이 제각각일 뿐 아니라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크고 운영체제(OS) 차단으로 인해 접근하기도 어렵다. 이런 이유로 AI 개발사들은 웹브라우저를 에이전트 구현을 위한 최적의 플랫폼으로 보고 ‘AI 브라우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코멧’을 선보였고 오픈AI도 가상 브라우저를 이용한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를 내놓은 데 이어 자체 브라우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글은 크롬으로 웹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검색·지도·광고·쇼핑·결제·모바일 등 모든 플랫폼을 쥐고 있다. 인터넷의 기본 도구이자 통로인 브라우저에 AI를 얹으면 즉각 ‘수직계열화’가 가능하고 구글 생태계 내에서 수익화 역시 가능한 최적의 구조를 자랑한다. 최근 내놓은 AI 에이전트용 결제 규약 AP2 또한 수익화를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테크계는 그간 반독점 소송에 묶여 서비스 통합에 소극적이던 구글이 본격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 법원이 구글 크롬 강제 매각을 거부하며 ‘AI 경쟁 심화’를 이유로 들었다는 점이 구글의 AI 플랫폼 통합 전략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업이 분할될 수도 있었던 구글이 법정에서의 승리에 힘입어 브라우저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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