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G DRAGON)이 세계 평화의 날(9월 21일)을 맞아 자신의 시그니처인 데이지꽃을 형상화한 '818 BLOOM'을 한정판으로 출시하는 가운데, MZ세대를 중심으로 '리셀 소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드래곤은 직접 디자인 개발에 참여한 '818 BLOOM'을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정판으로 출시한다. 이 제품은 지드래곤이 설립한 '피스마이너스원'이 세계적 블록 기업 '옥스포드'와 협업해 만든 것으로, '세계 최초'로 아티스트의 페르소나를 DIY 제품으로 구현해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8과 18은 지드래곤의 생일 1988년 8월 18일을 뜻하며 데이지꽃의 꽃잎 하나가 상실된 형상은 ‘평화’의 'Minus One’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순히 조립하는 장난감 블록이 아니라 하나의 아트토이, 예술적인 오브제로서 소장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품 예약 판매일인 이날은 유엔(UN)이 지정한 국제 기념일 중 하나인 '세계 평화의 날'로, 전 세계가 폭력과 전쟁을 중단하고 평화를 실천하는 날이다. 매년 9월 21일에는 세계 각국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다양한 기념식과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엠트리아이앤씨 관계자는 “평화의 블록 꽃 ‘818 BLOOM’은 글로벌 트렌드 리더 지드래곤과 세계적 블록기업 옥스포드의 전례 없는 프로젝트”라며 ”세계 평화의 날에 맞춰 선보이는 ‘818 BLOOM’은 아티스트의 메시지와 한정판의 희소성을 결합해 전 세계인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드래곤의 상징과도 같은 '데이지꽃'을 형상화한 한정판 굿즈가 나온다는 소식에 글로벌 팬들은 벌써부터 "정말 갖고 싶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판매가도 공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마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818 BLOOM’에는 모조품 방지를 위한 지드래곤의 서명과 시리얼 넘버도 제공돼 희소성과 소장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대만의 인기 인플루언서 진우비는 이달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늘 바라보기만 했던 지디의 세계. 이번 굿즈는 블록이라니, 정말 너무 갖고 싶다. 한정판이라 못 살까 봐 벌써 걱정이네. 혹시라도 구매 실패하면 누가 나한테 양도해 주세요. 한국돈 500만원(대만돈 약 10만)까지 지불할 의향 있어요”라고 언급했다.
스페인 유명 모델인 가브리엘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는 GD의 엄청난 팬이에요. 이번에 GD 블럭이 나왔는데, 꼭 하나 필요해요. 혹시 제품 구매 성공한 분들을 위해 공유해요”라고 관심을 드러냈다. 러시아의 한 인플루언서도 “GD가 직접 참여한 블록,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설레요. 혹시 못 구하더라도, 반드시 찾아낼 거예요. 필요하다면 10배 금액이라도 지불할테니 연락주세요”라고 글을 올렸다.
지드래곤의 '피스마이너스원'은 과거에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협업한 운동화를 한정판으로 발매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퀀도1(KWONDO1)'이라는 이름이 붙은 스니커즈로, 지드래곤의 본명인 권지용의 ‘권’과 나이키의 캐치프레이즈 ‘저스트두잇(JUST DO IT)’을 합성해 만든 이름이다. 당시 정가는 21만 9000원이었는데 출시 직후 리셀가는 3배 이상인 70만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그에 앞서 지드래곤이 가족, 친구 등 지인들에게 선물하고자 한정판으로 단 88켤레만 생산했던 나이키 에어포스1에 데이지꽃이 가미된 디자인 스니커즈는 무신사가 만든 스니커즈 거래 사이트 '솔드아웃'에서 3999만9000원에 팔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리셀 시장은 한정판·희소성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MZ세대의 재테크와 투자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특히 크림, 솔드아웃 등 온라인 플랫폼의 활성화로 거래가 쉬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개인의 소장욕을 넘어 지속가능 소비, 친환경 트렌드 확산도 리셀 소비를 거들었다.
이에 따라 한정판 신발과 의류 등 패션 상품 중심으로 돌아가던 '리셀' 시장은 이제 피규어, 전자기기, 화장품을 넘어 굿즈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818 BLOOM' 역시 정가의 최소 3~4배 높은 가격에서 리셀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에 힘입어 한류 톱스타 굿즈의 주목도가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MZ세대의 핵심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은 '리셀 소비' 현상은 더욱 과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최대 중고 의류 업체 스레드업에 따르면 리셀을 포함한 전체 글로벌 중고 시장 규모는 2028년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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