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신양의 처가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하겐다즈가 지난해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물가 고공행진 속에서도 '스몰 럭셔리'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연 매출 1000억원에 육박하며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의 저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하겐다즈의 제36기 회계연도(2024년 6월~2025년 5월) 매출은 98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878억원)보다 12%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다만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전년(44억원) 대비 31% 줄었다. 회사는 올해 2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고, 최근 3년간 두 자릿수 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두고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달라진 소비 성향, 즉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트렌드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소비자들이 큰 지출은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일상에서 작은 사치를 통해 만족감을 얻는 소비 성향을 말한다.
다만 원재료 가격 상승은 부담이 됐다. 유크림·카카오 등 핵심 원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한국하겐다즈는 지난 3월 주요 제품 가격을 8.3~16.9% 인상했다. 현재 미니컵·바 제품은 6900원, 파인트는 1만7900원,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3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흥행 제품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하겐다즈와 카카오가 협업한 아이스크림 케이크 '리얼블랑'은 단단한 질감 때문에 '식칼로도 잘리지 않는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온라인상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콘텐츠'로 소비되며 출시 5년째인 올해 5월 누적 판매 160만 개를 돌파했다.
한국하겐다즈는 1991년 고(故) 백종근 전 회장 일가와 미국 제너럴밀스가 50대50으로 설립한 합작사다. 현재는 네덜란드 하겐다즈 법인이 절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2년 백 전 회장 타계 후 지분은 자녀들에게 승계됐다.
회사는 박신양의 처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박신양의 아내 백혜진 씨는 백 전 회장의 손녀로, 두 사람은 2002년 결혼해 슬하에 딸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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