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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이버 룸살롱" 비판에도 'SOOP' 별풍 '엑셀방송' 싹쓸이

올해 수익 상위권 10명 모두 엑셀방송

유튜브 등 각종 플랫폼에 장악력 넓혀

작년 숲 상위 10명 세전 수익 1600억

네이버는 각종 논란에 원천 차단 결정

아프리카TV 사명 변경 등 소극적 제재만

여성 BJ들이 몸매가 드러나는 의상을 입고 춤을 추며 별풍선을 받아가는 ‘엑셀방송’. 하단에는 별풍선 순위 내역이 엑셀처럼 표시됐다. SOOP 캡처




“오빠, 한번만 도와주세요!”

“00가 1등을 쟁취합니다!"

"오빠 감사합니다! 고마워! 사랑해!"

SOOP(숲·옛 아프리카TV)에서 방영된 ‘엑셀방송’ 중 한 장면이다. 엑셀방송은 여성BJ(여캠)들이 몸매를 부각하며 성적 어필을 하고 이들의 별풍선(후원금)을 엑셀로 실시간 공개해 경쟁을 유도하는 콘텐츠다. 직장 콘셉트 방송으로 ‘직장 상사’인 남성BJ들이 여성BJ들을 후원금에 따라 알바·인턴·사원·팀장·과장·부장 등으로 분류한다. 이날 여성 10명 중 꼴찌였던 한 ‘인턴’은 경쟁 끝에 다른 ‘사원’들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엑셀방송 진행자들이 올해 1~8월 SOOP 수익 상위 10위권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재작년과 지난해에는 상위 BJ 10명 중 9명이 엑셀방송 진행자였지만 더 늘어난 것이다. 성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논란에 네이버 ‘치지직’은 다음달 중순부터 엑셀방송을 원천 차단키로 했지만 SOOP은 주 수입원인 만큼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SOOP으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올해 1~8월까지 별풍선 수익 상위 10위권을 추려보니 상위권에 새로 진입한 BJ들을 포함한 모두가 엑셀방송 BJ들이었다.

특히 현재까지 올해 1위는 철구형(별풍선 약 2억 6000만개)인데 올해 받은 별풍선이 이미 지난해 절반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 뒤로는 BJ케이(1억 9000만개), BJ김인호(1억 5000만개), 커맨더지코(1억 1000만개), A-염보성(9200만개), 박가린님(9100만개), JS박퍼니(8200만개), 킹기훈(7500만개), 도아(6900만개), 최군형(6700만개) 순이다.

재작년과 지난해에는 별풍선 상위 10위권 중 9명이 엑셀방송 진행자였는데 엑셀방송의 장악력이 더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2024년 별풍선 획득 1위 BJ는 커맨더지코(약 3억 7000만개)였고 BJ케이(3억 5000만개), 철구형2(3억 1000만개), BJ김인호(2억 8000만개), FV박퍼니(2억개), 박가린님(1억 2000만개), 댄동단장태우(1억 1000만개), 홍빠(9600만개), 혁민(8100만개), 남순(6800만개)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상위 10위권의 별풍선 수익을 별풍선 1개당 80원으로 단순 환산하면 이들의 세전 수익은 1588억원에 달한다.



눈에 띄는 건 지난해 10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순위권에서 사라진 ‘남순’인데 엑셀방송을 운영하지 않은 탓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순위권에 신규로 들어선 킹기훈, 도아 등도 당초 다른 콘셉트의 방송을 진행하다 지난해 엑셀방송을 시작하며 별풍선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엑셀방송이 SOOP을 넘어 유튜브·네이버 등을 빠르게 점령하며 각종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다보니 정찬용 SOOP대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 불려나왔다. 정 대표는 당시 "엑셀 방송 자체에는 어떠한 위법성도 없다"고 항변하며 "우리가 수사기관이나 정부 기관이 아닌데, 보기 껄끄럽다는 이유만으로 직접 제재한다면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플랫폼이 될 수 없다"며 재차 엑셀방송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도 말했는데 현재까지 SOOP이 실효성 있는 제재를 내린 경우는 찾기 힘들다. SOOP은 부적절한 콘텐츠를 상습적으로 진행하는 경우 영구정지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5년간 스트리머가 영구정지된 사례는 1건에 불과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커맨더지코의 경우 46번에 경고에도 일시 정지 1번을 받았고, 50회 넘는 경고를 받고도 정작 정지는 한번도 받지 않아 사실상 아무 제재를 받지 않은 스트리머들도 있었다.

더군다나 국세청은 올해 커맨더지코 등 엑셀방송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SOOP은 커맨더지코의 최근 5년간 누적 별풍선이 9억개라고 박 의원실에 밝혔다. 별풍선 개당 80원으로 추정해보면 720억원의 세전 수익을 거둔 것이다. 지난해 SOOP은 2023년 별풍선 상위 10명 BJ에게 커맨더지코 200억여원을 비롯해 총 656억 원을 지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세청은 막대학 수익에도 신고 수입을 줄이는 방식으로 탈세했다고 보고 있다.

경쟁 스트리밍 플랫폼인 네이버 ‘치지직’이 지난 17일 다음달부터 엑셀방송을 차단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과도 대비된다. SOOP은 선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지난해 10월 사명을 기존 아프리카TV에서 SOOP으로 변경하는 등의 소극적 대응만 반복하는 실정이다. SOOP은 엑셀방송에 힘입어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1% 늘어난 2245억 원과 628억 원을 기록했다.

박충권 의원은 “SOOP은 별풍선을 매개로 한 액셀 방송, 선정적 콘텐츠, BJ가 연루된 각종 사건 사고 등으로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SOOP의 자정 노력과 당국의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독] "사이버 룸살롱" 비판에도 'SOOP' 별풍 '엑셀방송'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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