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동부 저장성에서 28세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후 두 살배기 아들이 며칠간 홀로 버티며 생존한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저장성 원저우시 창난현의 한 임대 아파트에서 정씨(28)가 사망한 채 발견됐고, 그의 어린 아들은 젤리와 간식 등으로 생명을 연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며칠간 정씨와 연락이 닿지 않던 친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정씨는 어수선한 집 안에서 사망한 상태였고, 두 살배기 아들은 10㎡ 남짓한 침실에서 홀로 발견됐다. 아이는 젤리, 간식, 갉아 먹은 호박, 허브차 등 손에 닿는 모든 것을 먹으며 생존했다. 발견 당시 아이는 짧은 소매 셔츠와 더러운 기저귀만 걸친 채 다락방에서 온몸이 흙투성이 상태였다.
이웃 주민들이 즉시 아이를 구조해 목욕을 시키고 계란 프라이를 곁들인 국수를 먹인 후 새 옷을 입혀 병원으로 이송했다. 의료진 검진 결과 아이는 신체적으로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생전 극심한 어려움 속에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적 장애를 가진 부모 아래서 태어나 할머니 손에서 자랐으며, 사회복지 지원에 의존해 살았다. 그는 세 번의 결혼을 통해 세 자녀를 뒀지만 첫째와 둘째는 각각 아버지 곁에서 자랐다. 막내 아들의 아버지와는 온라인에서 만나 동거했으나 정식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2023년 2월 아이가 태어났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됐고, 마지막 연락은 올해 2월이었다.
정씨의 소셜미디어에는 건강 악화 징후가 나타났다. 주사를 맞는 영상과 혈압·혈당 수치를 기록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가족들은 그가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친족 중 한 명은 "그녀는 이전 아이들을 키울 수 없었기 때문에 막내아들에게 깊은 애착을 보였다"며 "양육권을 얻기 위해 극단적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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