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18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인공지능(AI) 붐으로 급증하는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고 대규모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2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오라클은 40년 만기를 포함한 여섯 종류의 채권을 발행해 180억 달러를 확보했다. 이는 올해 미국 기업이 발행한 투자등급 회사채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시장의 관심도 높아 투자 수요는 880억 달러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40년물의 발행금리는 비슷한 만기의 미 국채보다 약 1.37%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회사는 이번 자금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 연이은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달 초 오픈AI와는 5년간 총 30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고, 올해 초에는 오픈AI, 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런 추세 속에서 오라클의 2026회계연도 1분기(6~8월)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55% 성장했으며 ‘계약된 매출 중 아직 이행되지 않은’ 잔여이행의무(RPO)는 전년 대비 359%나 급증했다.
다만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규모 투자로 올해 현금흐름이 199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향후 추가 차입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기관 크레딧사이츠는 오라클이 2028년까지 약 6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채권 발행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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