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기타큐슈시 초등학교가 무슬림을 위한 급식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이에 항의 전화와 이메일 폭탄으로 시청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해당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3일(현지시간)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기타큐슈시 교육위원회는 22일 밤 시 홈페이지에 “그런 사실은 없다”는 내용의 설명문을 게재했다.
논란의 발단은 아프가니스탄 출신 무슬림 여성이 2023년에 제출한 청원이었다. 이 여성은 무슬림 초등학생 자녀가 종교적 금기인 돼지고기 등을 제외한 급식을 먹을 수 있게 해달라는 청원을 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에 제출했다.
해당 청원은 2023년 6월 접수돼 같은 해 8월 심의된 뒤 계속 보류 상태로 남아 있었다. 이후 2025년 2월 시의회가 개편되면서 자동 폐안 처리됐으며, 채택된 사실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이 청원이 가결된 것처럼 잘못 전해졌고, ‘기타큐슈시가 무슬림 대응 급식을 제공하게 됐다’는 내용으로 확산됐다.
이번 오해가 확산된 배경에는 ‘니코니코 급식’도 있었다. 기타큐슈시는 지난 2월 알레르기가 있는 아동·학생들을 위해 대두, 우유 등 28개 알레르기 유발 식재료를 제외한 급식을 제공했는데, 이 식단에는 돼지고기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무슬림도 먹을 수 있는 급식이 됐지만, 당시 한 차례만 제공됐던 것이 온라인에서 ‘청원이 채택돼 무슬림 대응 급식이 도입됐다’는 식으로 왜곡돼 퍼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외국에서 와서는…” “(급식이) 싫으면 본국으로 돌아가라”와 같은 발언이 쏟아지며 항의가 폭증했다. 실제로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허위 정보를 근거로 기타큐슈시에 쏟아진 항의 전화와 이메일은 약 1000건에 달했다.
또 기타큐슈시가 지난 6월 인도 텔랑가나주와 맺은 우호협력 협정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해당 협정이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5년간 50만 명 이상 인적 교류’ 정책과 혼동되면서, 이를 ‘이민 수용책’으로 오해한 항의가 이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시 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하기도 했다.
시 교육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 급식에서 무슬림 대응을 결정했다’는 취지의 글이 보이지만, 그런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허위정보가 순식간에 퍼져 곤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일본 내 무슬림 인구는 약 30만 명으로 추산된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일부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서는 특정 날짜를 정해 무슬림 학생들을 위한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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