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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친구 탭' 원상복구…개편 실패에 홍민택 CPO 책임론 대두

친구 탭, 개편 전으로 원복

업계 "사실상 업데이트 실패"

개편 주도 홍 CPO 책임론

내부 혼란 당분간 지속 전망

AI로 반전…내달 챗GPT 접목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23일 ‘이프카카오’에서 키노트 세션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카카오




카카오(035720)가 카카오톡 개편에 대한 이용자들의 혹평이 잇따르자 결국 새롭게 바뀐 ‘친구’ 탭을 연내 업데이트 전으로 되돌리기로 했다. 사실상 15년 만의 카카오톡 대개편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번 업데이트를 주도한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에 대한 책임론까지 부상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는 한편 다음 달 중 공개될 인공지능(AI) 서비스에 기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개편 후 ‘별점 1점’ 쏟아져…6일 만에 결정 철회


3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일 카카오톡 업데이트에 따른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기존 ‘친구 목록’을 친구 탭의 첫 화면으로 되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 ‘소식’ 메뉴를 통해 볼 수 있도록 개편한다. 사실상 카카오톡을 처음 켰을 때 보이는 화면이 업데이트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해당 개선 방안을 당장 적용하기는 어려워 개발 일정 등을 감안해 연내 적용하기로 했다.

동시에 카카오는 세 번째 탭인 ‘지금’ 탭에 추가한 숏폼에서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절차도 강화한다. 카카오는 “지난 27일 지금 탭 내에 ‘미성년자 보호조치 신청’ 메뉴를 신설한 데 이어 설정 등을 더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추가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역대급 개편’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메신저로서의 본질을 잃었다’며 이용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결국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카카오톡의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업데이트했다. 하지만 친구 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 거래처 관계자 등 공적인 영역에 있는 이용자 프로필 등 알고 싶지 않은 정보까지 자세히 알게된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지금’ 탭에 도입한 숏폼 등도 미성년자 자녀에게 무방비하게 노출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 양대 앱마켓에서는 카카오톡에 대한 1점 혹평이 쏟아졌다. 동시에 카카오톡을 대체할 메신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라인(LINE)의 신규 설치 건수는 약 2만 9000건으로, 카카오톡 업데이트 이전(22일·9160건) 대비 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네이트온 신규 설치 건수도 약 650건에서 약 1만 1600건으로 18배 급증했다.

카카오톡 개편 후 모습. 친구 탭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변했다. 사진 제공=카카오


내부에선 “경영진이 시킨 것”…책임론 대두


카카오의 15년 만의 개편 시도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회사 내부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한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이번 빅뱅 프로젝트를 주도한 홍 CPO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회사 이름이 카카오로 된 임직원들의 불만 섞인 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 카카오 직원은 블라인드에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개편의 리더로 홍 CPO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개발자 욕은 하지 말아 달라”며 “시키는 대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카카오 직원 역시 “(토스뱅크 출신인) 홍 CPO가 토스 출신들을 카카오에 낙하산으로 영입시켰다”며 “일부 임직원들의 경우 서비스 직군으로 채용한 뒤 개발 직군으로 전환하는 방식의 편법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스 출신 임직원들이 카카오를 장악하면서 실무진들이 (이번 개편에 대한) 우려들을 전달했으나 오히려 사내 괴롭힘으로 돌아왔다”며 “(업데이트 후) 기존 직원들은 이용자들의 불만에 대응하느라 갈려나가고 있어 답답할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내부에서 ‘차기 대표’ 중 한 명으로 꼽히던 홍 CPO에 이번 카카오톡 개편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당분간 회사 내부에도 혼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연임을 하지 않는다면) 홍 CPO가 차기 대표가 될 것이라는 점은 카카오 내부에서도 소문이 파다하다”며 “다만 이번 카카오톡 개편으로 여론이 악화된 만큼 홍 CPO로서는 위기를 타개할 방안이 절실해졌다”고 설명했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23일 ‘이프카카오’에서 키노트 세션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카카오


AI로 분위기 반전 시도…내달 ‘챗GPT’ 붙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기존 계획에서 한 걸음 후퇴한 만큼 다음 예정된 업데이트인 AI 서비스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다음 달 중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를 카카오톡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접목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심지어 개편을 주도한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까지 부상하는 등 이번 개편이 미친 파장이 상당하다”며 “이제 카카오가 기댈 수 있는 카드는 AI 뿐”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오픈AI와의 공동 프로덕트를 오는 10월 출시할 방침이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채팅탭에서 바로 챗GPT를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들이 대화 속에서 더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챗GPT의 단순 활용을 넘어, 카카오맵, 선물하기, 멜론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되는 ‘카카오 에이전트’를 통해 차별화된 사용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 생성형 AI에서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비서)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동시에 샵(#)검색을 대체할 ‘카나나 검색’, 보안성을 극대화한 온디바이스 기반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인 ‘카나나 앱’은 다수가 AI와 함께 소통하며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형 서비스로 업데이트 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3일 ‘이프카카오’에서 키노트 세션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카카오


앞서 정 대표는 “AI 시대의 도래로 우리의 일상도, 대화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이번 개편은 이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려는 카카오의 전략을 담은 것”이라며 목적형 메신저에서 탐색형 서비스로 진화하는 카카오톡 개편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오늘을 시작으로 카카오톡의 대화창은 더 많은 것이 실현되는 ‘가능성의 창’이 될 것”이라며 “‘카톡 해’라는 말은 이제 단순히 ‘메시지 보내’라는 뜻을 넘어, 카카오 AI를 통해 더 큰 세상을 경험한다는 새로운 의미로 해석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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