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투자를 유치해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 중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2033년까지 25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원전 250개가 생산하는 전력으로 현 인도 총 전력 소모량과 유사한 수치다. AI가 아귀처럼 전력을 먹어치우며 선진국이 친환경 에너지 대안으로 원자력을 택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메머드급’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하며 원전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29일(현지 시간)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트먼은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2033년까지 총 250GW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오픈AI는 더 나은 자원을 갖춘 기업들과 경쟁을 펼치면서도 선두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250GW는 오픈AI가 연초 소프트뱅크·오라클과 시작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공개한 10GW의 25배에 달한다. 현 미국 최대 전력 소모량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치로, 1GW 출력 원전 한 개 건설비가 500억 달러(약 70조 원) 상당이라는 점에 미뤄보면 발전소 구축에만 총 12조5000억 달러(약 1경7550조 원)가 든다.
공상과학 같은 금액이지만 테크계에서는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에 없던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총 용량은 5GW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0GW 이상 단일 데이터센터 구축이 ‘기본’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신규 원전을 구축할 뿐 아니라, 가동 중지됐던 원전을 되살리는 일도 잦다.
미국에서 AI 인프라를 향한 ‘경주’가 벌어지는 와중, 한국은 AI 칩셋 확보 이전에 데이터센터를 뒷받침할 전력부터 고민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1월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8년 목표 전력수요를 129.3GW로 전망했다. 오픈AI 한 개 회사가 2033년까지 목표로 삼은 발전 용량의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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