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을 넘어 남미 대륙까지 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가상자산 제도권 안착을 위한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업계 제언이 나왔다.
케빈 퀴그 나스닥 부사장(인덱스 세일즈 총괄)은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거래소 주최 ‘자본시장 콘퍼런스’에서 “지난 18개월 동안 가상자산 상장지수상품(ETP)에 묶인 자산은 400억 달러에서 20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며 “규제 당국이 제도권화를 본격화한 이후 금융 자문가, 헤지펀드뿐 아니라 하버드대 기금 같은 기관투자가까지 참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가상자산 ETP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한정돼있지만, 유럽은 상품의 3분의 1이 다른 가상자산에 투자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자산이 상품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남미 시장도 14억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ETP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약 70%가 나스닥이 산출하는 가상자산 지수와 연동돼 있다고 덧붙였다.
퀴그 부사장은 미국에서 가상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끈 요인으로 ‘연금 기금의 가상자산 접근 허용, 나스닥의 선물 상품 확대, 규제 당국의 상장기준 완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커버드콜 전략, 버퍼 상품 같은 다양한 금융 기법이 가상자산에도 적용,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이 청 CF벤치마크 최고경영자(CEO)는 가상자산 시장 성장에 있어서 지수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은 24시간 365일 열려 있어 이상 거래나 시세 급변, 거래소 중단에 대비한 지수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 정산에 활용되는 BRRNY 지수처럼 규제·금융 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벤치마크 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한국은 자금세탁방지법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으로 기본 틀은 마련했지만 ETF 발행과 토큰증권 상장 관련 법안은 여전히 계류 중”이라며 “조속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젤리나 콴 IMC 아시아퍼시픽 컨설턴트는 “홍콩과 싱가포르도 제도 정비 이후 기관과 개인 모두 참여가 확대됐다”며 “한국도 24시간 거래, 실시간 결제, 글로벌 기준의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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