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의 ‘노조 리스크’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파업으로 현대차·기아(000270)의 생산차질을 일으켰던 모트라스 노사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며 현대차·기아와 동등한 수준의 대우를 요구했던 현대모비스(012330) 노조도 계획된 파업을 취소하고 내년 1월부터 재협상하기로 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생산자회사인 모트라스 노조는 전날 진행된 16차 본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8만 2000원 인상, 성과급(격려금 포함) 450%+1260만 원, 상품권 30만 원 등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의 합의안(기본급 10만 원 인상, 성과금 450%+1580만 원, 주식 30주 및 재래시장 상품권 20만 원 지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노조에서도 만족할만한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평가다.
앞서 모트라스 노조는 지난달 24일·26일 주·야간 4시간씩 파업을 진행하며 현대차·기아의 차량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물론 기아의 광명·광주 공장 모두 부품 부족으로 인해 가동 중단과 생산 재개를 반복했다. 당시 노조는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의 임금 인상과 성과급을 요구했다. 경영 상황과 관계없이 본인이 퇴사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미래 고용 100% 보장’도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현대모비스도 계획된 파업을 철회하고 새 집행부 선출 뒤에 교섭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이달 1·2일로 예정된 파업은 물론 2일부터 철야 농성을 포함한 기존 쟁위대책위원회의 파업지침을 전면 해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기아와 동일한 수준의 임금 인상과 성과급을 요구하며 지난달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9월 23일 4시간, 24·25일 6시간, 26·29·30일 7시간씩 부분파업을 했으며, 협상 장기화를 대비해 이달에도 3일 특근 거부와 16~17일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이같은 파업 계획을 전면 보류하고 새롭게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내 노사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면서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노조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엔진이나 아세이(Assay) 등 부피가 큰 부품은 적재가 어렵기 때문에 부품사가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즉시 현대차·기아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다. 그간 미국 관세로 인해 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 노조 파업까지 덮치며 커졌던 불확실성이 해소 수순을 밟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 부과는 물론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까지 심화되고 있어 냉혹한 외부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노사 갈등 부담이 완화된 만큼 글로벌 시장 전략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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