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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 별세…향년 91세

2018년 6월 9일 우간다 엔테베 침팬지 구조 센터를 방문한 제인 구달. AFP 연합뉴스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가 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1세다.

제인 구달 연구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동물의 옹호자이자 유명한 침팬지 연구자로 기억될 제인 구달 박사가 자연적 요인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그녀의 발견은 과학을 혁신시켰다”고 밝혔다. 구달 박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강연 투어 중이었다.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구달은 어린 시절부터 야생 동물 이야기를 즐겨 읽으며 ‘아프리카에 가서 타잔처럼 동물들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케냐 농장에 놀러 오라는 친구의 초대를 받자 식당 종업원으로 일해 모은 돈으로 아프리카로 향했고, 그곳에서 고생물학자 루이스 리키 박사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대학을 나오지 않았던 구달에게 리키 박사는 “오히려 순수함이 강점”이라며 침팬지 연구 기회를 줬다.

구달은 1960년 탄자니아 곰베 스트림 국립공원에 들어가 야생 침팬지 연구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그는 침팬지가 도구를 제작·사용하고, 고기를 즐겨 먹으며, 복잡한 사회적 유대 관계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학계에 큰 충격을 줬다. 당시 인간만이 ‘이성적 사고와 마음’을 가진 존재로 여겨지던 통념을 뒤집는 발견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서구 세계의 위대한 과학적 성취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업적으로 그는 ‘침팬지의 어머니’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의 연구는 야생과 학계의 경계를 잇는 새로운 영장류학의 지평을 열었다. 구달은 훗날 “연필과 노트만 들고 숲을 걸으며 램프 아래에서 기록을 남겼다”고 회상했다. 특히 흰 털이 희끗한 수컷 침팬지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가 그의 바나나를 처음 받아 먹으며 인간과 야생의 벽을 허문 순간은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구달은 1977년 ‘제인 구달 연구소’를 세워 침팬지와 야생 동물의 서식지 보호 활동을 펼쳤고, 세계 곳곳에서 환경 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는 자신의 명성을 활용해 개체 수가 줄어드는 침팬지 문제를 환기시키고, 더 나아가 환경 파괴 문제로 인류의 주의를 돌렸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적 명성을 기반으로 환경운동가로도 활약했다. 2002년 유엔 평화 대사로 임명됐고, 2004년 대영제국훈장(DBE), 2006년 프랑스 정부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지난 1월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최고 영예 훈장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수여받았다.

구달의 학문적 성취와 환경 운동은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다. 로이터통신은 “그는 인간이 침팬지를 더 잘 이해하고 그들의 서식지와 지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여정을 전 세계에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 별세…향년 9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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