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영향 속에서도 가격 상승을 억제해 판매량 확대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에 대응해 아이오닉5 가격을 1000만 원 이상 낮추는 파격 할인도 시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현대차그룹은 9월 미국 합산 판매량이 14만 3367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12.1% 늘어났다고 밝혔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가 12.8% 증가한 7만 7890대, 기아가 11.2% 늘어난 6만 5507대를 판매했다. 판매 호조에 힘입어 양 사의 3분기 미국 판매량도 지난해 동기 대비 12.0% 증가한 48만 175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4월부터 시행된 미국의 25%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판매 가격을 동결해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현대차 투싼(1만 7569대)이었다. 이어 기아 스포티지(1만 4515대), 현대차 아반떼(1만 3808대), 싼타페(1만 114대), K4(8829대) 순이었다.
특히 전기차의 성장세가 도드라졌다. 양 사의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은 1만 7269대로 지난해 동월 대비 98.3% 급증하며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7500달러, 약 1050만 원)이 종료되는 10월 이전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차량(HEV) 판매량도 지난해 동기 대비 56.2% 늘어 2만 7431대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포함한 양 사의 친환경차 판매는 70.9% 증가한 4만 4701대를 기록했다. 미국 전체 판매량의 31%에 달하는 비중이다.
현대차는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아이오닉5의 현지 가격을 인하한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1일(현지 시간) 아이오닉5의 2026년형 모델의 판매가를 최대 9800달러(약 1370만 원) 낮추고 2025년형 모델에는 7500달러의 현금 할인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보조금 폐지로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과감한 할인 정책으로 기존 가격을 유지해 수요를 묶어두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이번 가격 조정은) 현대차의 재무 건전성과 시장 불확실성 극복 능력을 입증한다”며 “미국 현지 생산·판매량을 늘리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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