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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형 약진에 기초자산도 다양화…"기관 자금 들어와야 레벨 업"[ETF 300조 눈앞]

[반년새 100조 급증]

주식처럼 편하게 분산투자 가능

지수추종·AI 등 상품에 뭉칫돈

연기금·공제회 비중 0.5% 그쳐

퇴직연금 '70% 룰' 완화 등 필요

상품베끼기·출혈경쟁은 개선해야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1.30포인트(0.27%) 내린 4143.55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하락 출발 후 장 초반 반등해 전장보다 3.56포인트(0.38%) 오른 931.35에 거래를 끝냈다. 연합뉴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순자산 300조 원 시대를 열며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주식처럼 편하게 사고팔 수 있으면서도 펀드처럼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깔려 있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3040세대의 투자 인식 변화, AI·반도체·조선 등 테마 중심 장세는 단 6개월 만에 순자산 100조 원이 증가할 정도로 급성장한 기폭제가 됐다. 단 ETF 시장이 더 확대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가 자금 유입 외에도 상품 베끼기, 보수 인하 경쟁 등의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10일 서울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 의뢰해 ETF 투자자들을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이달 초 기준 국내 상장 ETF 투자자 중 30대가 27.1%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가 22.8%로 다음을 차지했다. 해외 상장 ETF 투자자들 중에서도 30대(32.4%)와 40대(22.2%) 비중이 가장 높았다. 3040세대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은 단기 변동성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고 예적금 대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ETF 자금은 지수 추종 상품과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등 기술 성장 테마에 집중됐다. 전날 기준 순자산 총액 1위와 2위는 TIGER S&P500(12조 1131억 원)과 KODEX 200(11조 1014억 원)이 차지했다. KODEX 머니마켓액티브(8조 3387억 원) 등 파킹형 상품도 상위권에 포진한 가운데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4조 1931억 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3조 3638억 원), SOL 조선TOP3플러스(2조 146억 원), TIGER 반도체TOP10(1조 9001억 원) 등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운용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 장기채 ETF의 금리가 4%를 웃돌며 수익 매력이 부각되자 최근 채권·해외 등으로 ETF 투자처가 다변화되고 있다”며 “달러 자산을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선호를 키우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가파른 외형 성장에도 시장 체질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참여 부진, 해외 상장 ETF 대비 세제 역차별, 무분별한 상장 등이 대표적이다. 올 10월 기준 ETF 일평균 거래 대금 중 유동성공급자(LP)를 제외한 기관 비중은 18.9%에 불과했다. 특히 연기금·공제회 비중은 고작 0.5%로 개인(30.5%)과 외국인(24.1%)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운용사들이 좋은 상품을 공급하더라도 수요 측면에서 기관 자금과 퇴직연금 등이 유입되지 않으면 한계가 뚜렷한 것이다. 실제 현재 퇴직연금이 ETF 등 주식형 상품에 100% 편입하지 못하도록 제한된 점도 시장 확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퇴직연금의 경우 ETF에 투자하면 리밸런싱이 편하고 거래 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음에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지키기 위해 국내만 제한을 두는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민연금은 이중 보수 등 과거 이슈로 국내 ETF 투자가 제한돼 있지만 해외에서는 연기금 등 기관들이 자국 ETF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며 “운용보수가 낮아지고 있고 사학연금 등도 ETF 투자 확대에 나서는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상장 종목 과다와 유동성 편차 문제도 제기된다. 운용사들이 유사 상품을 과잉 출시하고 인기 테마에 자금이 몰리는 동안 거래량이 적은 ETF는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날 기준 국내 상장된 ETF는 1046개 종목에 달했지만 이중 상위 10개 ETF의 순자산 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5.0%에 이르렀다. 이 외에 ETF 액면 분할 및 액면 병합 등도 국내에서 허용돼야 투자자들이 더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에는 특정 전략에 특화된 하우스들이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국내 ETF 시장은 차별화된 전략보다 마케팅 경쟁에 몰두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출혈적인 고객 쟁탈전이 반복되면 시장 효율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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