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서진시스템(178320)이 신한투자증권을 새로운 2대 주주로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증권이 최대 4000억 원 규모 자금을 조성해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서진시스템 지분 10% 이상을 인수한다는 구상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증권은 이 같은 내용의 서진시스템 지분 투자를 연내 단행하기 위해 내부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신한증권은 서류상회사(SPC)를 세운 뒤 지분 출자금 2000억 원과 인수금융 2000억 원을 각각 마련할 계획이다.
신한증권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서진시스템 FI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약 13%)와 SKS프라이빗에쿼티(약 5%)로부터 지분을 10%대 중반가량 인수할 방침이다. 전동규 서진시스템 대표 역시 1%대 지분을 신한증권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매각가는 주당 3만 2000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매가 끝나면 크레센도와 SKS는 각각 1~2%대 지분만 남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증권과 서진시스템의 지분 매매 협상은 FI들이 전 대표에게 풋옵션(매도청구권)을 청구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본격 시작됐다. 크레센도와 SKS는 2015년부터 서진시스템이 발행한 전환사채(CB) 등에 투자해왔는데 누적 투자 금액은 35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크레센도는 지난해 보유 중이던 CB를 주식으로 대거 전환하고 약 20% 지분을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때 시장에서 FI 측 지분이 대거 매물로 출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전 대표는 주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크레센도에 주당 3만 2000원에 지분을 팔 수 있는 풋옵션을 직접 부여했다. 풋옵션 실행 기한도 약 1년 뒤로 못 박으며 실적과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실제 해당 풋옵션 기한이 시작된 올해 6월 전후 서진시스템 주가는 2만 원대 초반 선에 머물렀다. 이에 FI로부터 자금 압박이 시작되자 전 대표는 백방으로 백기사를 찾아 나섰고 증권사 등 국내 기관들과의 협상도 시작됐다. 하반기 들어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10월 말 3만 원에 육박하면서 신한증권이 백기사로 적극 나서며 세부 협상 테이블이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신한증권과의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최근 6개월간 지속된 전 대표와 FI 간 풋옵션 갈등은 봉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전 대표는 든든한 백기사를 확보하면서 향후 회사 경영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단 최근 서진시스템 주가가 2만 원대 중반까지 재차 하락한 상황이어서 양측의 매매 협상은 다소 늘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진시스템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장비와 반도체 장비, 통신 장비, 전기자동차 배터리 부품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베트남 법인을 주요 생산 거점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 ESS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매출액 1조 2138억 원, 영업이익 1087억 원을 기록,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7553억 원, 영업손실 224억 원을 기록해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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