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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美투자로 관세 불끈 CDMO…"바이오 보호 장벽 기회로"

[레벨업 K바이오] <2> 공급망 핵심축 도약

삼성바이오·셀트리온 美공장 인수

미국산 원료 활용 가격경쟁력 개선

현지 CMO 제품 수요 확대 기대도

생물보안법 통과로 中규제 반사이익

공장 없는 기업은 수수료 조율 나서

사진 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업계는 미국의 의약품 관세 압박에 맞서 올해 2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최고 300%에 달할 수 있는 의약품 관세 리스크를 전면 탈피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빅파마들의 CDMO 수요를 현지에서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다. 중국 바이오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미국 생물보안법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규제하는 생물보안법의 통과로 내년에는 반사이익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시가총액 1·2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셀트리온(068270)은 모두 미국 내 원료의약품(DS) 공장을 인수하며 관세 리스크를 상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미국 메릴랜드에 위치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034730)) 공장을 약 4136억 원에 인수했으며 향후 수요에 따라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다. 셀트리온은 이보다 앞서 9월에 미국 뉴저지 소재의 일라이릴리 공장을 4600억 원에 인수했고, 생산능력 증설에 7000억 원 등 총 1조 4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자리한다.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제네릭 의약품 무관세 유지와 최혜국 대우(15%)로 일단락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미국 외 생산 의약품에 최대 3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압박해왔다. 10월부터 적용 예정이었던 ‘의약품 100% 관세 부과’ 계획이 일시적으로 보류된 상황으로, 언제든 고율 관세가 시작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확보한 기업들은 이 같은 관세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미국 공장이 기존 물량 외 새로운 CDMO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서는 FDA 허가, 벨리데이션 등 1~2년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수주는 그 전에도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며 “특히 미국산 원료를 20% 이상 사용할 경우 해당 비중을 제외한 금액에만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미국산 원료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찌감치 미국 현지 공장을 확보한 CDMO기업들의 수주·시설 확장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월 아시아 소재 기업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수주를 시작으로 6월 영국 오티모 파마의 이중항체 신약, 9월 미국 기반 바이오기업의 임상 3상 및 상업화 물량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SK팜테코도 미국 내 비만치료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85억 원을 투입, 캘리포니아 공장의 펩타이드 시설을 확장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시설의 전략적 가치가 내년에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중국 CDMO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우시앱택 등 우시 계열 기업을 ‘중국 군사기업 목록(1260H)’에 포함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미국향 매출은 약 2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공급망 전략과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수주 확대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도 “한국이 글로벌 벨류체인 톱 5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자본 투입이 어려운 기업들은 파트너사와 관세 부담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미약품(128940)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의 파트너사 어썰티오홀딩스와 원료의약품 공급가를 기존 대비 약 5%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대웅제약(069620) 등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도 글로벌 경쟁사 대부분이 미국 외 지역에서 제품을 들여오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GC녹십자(006280)는 면역글로불린제제 ‘알리글로’의 원료 혈장을 100% 미국에서 조달하고 해당 제품이 ‘면역 품목’으로 분류돼 무관세 혜택을 받으며 관세 리스크를 피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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