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이 미국과 중국 빅테크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을 성능으로 누른 토종 파운데이션 모델 ‘K-엑사원(EXAONE)’을 내놨다. 인간 전문가 수준의 추론 능력을 갖춘 ‘프런티어급’ 영역에서 국산 AI가 글로벌 경쟁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 수치를 기록했다.
30일 LG AI연구원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발표회’를 열고 K-엑사원의 구체적인 성능 지표를 공개했다. 이날 선보인 모델은 매개변수(파라미터) 2360억 개를 보유한 초거대 AI다. 통상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AI의 지능과 연산 능력이 높아지는데 LG는 개발 착수 5개월 만에 동급의 글로벌 최신 모델 성능을 추월했다.
LG AI연구원이 공개한 13종의 성능 평가(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K-엑사원은 평균 72.03점을 획득했다. 경쟁 모델로 지목된 중국 알리바바의 ‘큐웬3(Qwen3) 235B’가 기록한 69.37점보다 3.83% 높은 점수다. 미국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OSS 120B’(69.79점)와 비교해도 3.21% 앞섰다. 소수점 단위 경쟁이 치열한 AI 성능 평가에서 3% 이상의 격차는 기술적 우위를 입증하는 유의미한 수치다. K-엑사원은 가중치 공개(오픈 웨이트) 모델 기준 글로벌 톱5 진입을 목전에 뒀다.
효율성 측면에서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LG는 ‘전문가 혼합 모델 구조(MoE)’와 ‘하이브리드 어텐션’ 기술을 적용해 기존 엑사원 4.0 대비 메모리 사용량을 70% 감축했다. 엔비디아의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초고가 장비 없이도 보편적으로 쓰이는 A100급 GPU 환경에서 원활히 구동된다는 의미다. 막대한 비용 부담 탓에 도입을 주저하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최고 성능의 AI를 활용할 길이 열린 셈이다.
이번 성과는 구광모 LG 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 철학이 빚어낸 결과다. 구 회장은 최근 발표한 2026년 신년사에서 “변곡점에서는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파고드는 치열한 집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세상의 눈높이를 바꾸는 탁월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 5개월 만에 기술적 성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K-엑사원은 글로벌 최신 모델 대비 100% 이상 성능이라는 도전적 목표를 초과 달성한 사례”라며 “향후 조 단위 매개변수를 가진 빅테크의 최상위 모델과도 경쟁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해 대한민국을 AI 3강 국가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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