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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한 돈 살때 98만원"…트럼프발 안전자산 선호에 국제 금값 사상 최고 [마켓시그널]

그린란드 등 지정학 위기에

국내서도 ‘김프’ 없이 상승세

금 현물 ETF 두 달 만에 1兆

은·구리 가격도 최고가 랠리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놓여있는 금 상품. 연합뉴스




최근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 갈등이 고조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내 금 시세가 해외보다 비싼 ‘김치 프리미엄’도 사실상 사라진 만큼 금 투자 수요가 당분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금 시장에서 1㎏ 골드바 현물 1g당 가격은 22만 47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25%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만 9.0% 오르면서 지난해 10월 15일 달성한 사상 최고가(22만 7000원)까지 단 1%만 남겨둔 상태다. 한국표준금거래소에서 금(24K) 한 돈(3.75g) 가격은 살 때 기준으로 98만 원까지 올랐다.

이날 국제 금값은 온스당 4700달러마저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원화로 환산한 국제 금 시세는 22만 3940원으로 국내 금값과의 괴리율을 보여주는 김치 프리미엄은 0.34%에 불과하다. 올해 초 일시적으로 1%를 넘긴 했으나 이달 8일 이후로는 줄곧 1% 미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치 프리미엄이 20% 넘게 확대됐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외 가격 차이가 거의 사라진 셈이다. 국내 수급 쏠림이 완화되면서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한 시장 왜곡 현상 없이 국제 시세를 따라서 가격이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조정을 받던 금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란 반(反)정부 시위 등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보험성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면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모두 상승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확보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면서 금값이 크게 반응했다.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다시 자금이 쏠리는 양상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는 이달 들어서만 개인 순매수 자금 615억 원이 유입되면서 순자산액 4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3조 원을 넘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1조 원이 불어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 ETF’도 순자산 1조 원을 넘었다. 국내 유일 은 투자 상품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은선물(H) ETF’는 순자산 9179억 원으로 1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금뿐만 아니라 은과 구리도 각각 온스당 90달러, 톤당 1만 3000달러를 넘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은 귀금속으로 분류되지만 절반 이상이 전기·전자, 태양광 등 산업용으로 활용되면서 구리와 함께 산업금속으로 인식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은과 구리 모두 공급 부족을 겪는 만큼 당분간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금값이 4900~505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귀금속 거래업체인 MKS 펌프는 54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새해부터 금, 은, 구리가 주도하는 ‘에브리싱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며 “금 등 귀금속 분야의 강세 사이클을 주도한 미 연준의 통화정책도 완화 기조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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