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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으로 우박 피해 막는다.

피트 고도의 적란운 속으로 들어가자 파이퍼 체첸 2호기의 기체가 떨렸다.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치던 번개가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횟수가 늘어나더니 그루치 회사에서 주최한 불꽃놀이 축제 때처럼 주위를 대낮처럼 환하게 밝힐 정도였다. 호두알 크기의 우박덩어리들이 뒤이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어 왼쪽 항법장치, 오른쪽 착륙지시등이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외부 수위계는 움푹 파였고 오른쪽 날개에는 골프공처럼 원형 자국들이 무수히 생겨났다.

마치 자연이 우리를 비웃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필자는 손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헤일스톱(Hailstop) 1호기 뒷자석에 앉아 있었다. 헤일스톱은 특별 제작한 비행기 3대 중 한 대로 기상조절회사(WMI)에서 운영한다. 캐나다 캘거리는 우박발생 빈번지역으로 매년 6∼9월 중순경까지 약 4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우박이 발생하는데 지난 91년에는 사상 최대로 3억4,200만 달러의 재산 피해를 입혔다. 이후 일부 보험사들이 알버타 기상 관리회를 구성, 96년 WMI사에 의뢰해 세계 유일의 도시 우박 억제 프로그램을 착수했고 WMI사는 기상 관련 재산피해액의 규모를 절반으로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조종을 총괄하는 맥 맥콰어리는 “우리가 하는 일은 ‘우박 억제’지 우박을 멈추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헤일스톱이라는 비행기명을 붙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강조한다. 우박 억제란 땅에 떨어지는 우박의 크기를 줄여 지붕이나 자동차, 창문까지도 부숴 버릴 수 있는 우박의 강도를 줄이는 것이다. 각 비행기에는 몸체에 발사용 연소탄 장치 3개와 양 날개에 연소탄 발사대가 각각 달려있다. 발사한 연소탄은 뇌우로 인해 발화하는데 요오드화 은으로된 수십억개의 구름씨앗들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빙정, 즉 얼음결정들과 대기 중의 수분을 놓고 서로 ‘경쟁’을 벌인다.



이러한 과정은 큰 우박입자 형성을 방해하는 작은 우박입자들을 발생시키게 하는 것이다. 그는 임무의 진행상황을 북위 45분 위치의 레이더 기지국에서 관찰하고 있었다. 크라우스 옆에 있는 전송기는 비행기 안의 GPS 전송기와 직접 통신이 되어 ‘타이탄’(TITAN)이란 컴퓨터를 통해 우리의 정확한 위치를 기상 지도에 표시한다. 이 같은 실시간 영상 덕분에 크라우스는 대형 우박 발생의 위험이 있는 구름을 처리하도록 비행기에 방향지시를 하고 제대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판단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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