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SCRAM!

이 풍동(風洞)은 가동시키는 것이 아니다. ‘불을 붙여 버린다’는 표현이 오히려 맞다. 롱아일랜드 교외의 사업단지에 설치된 이 풍동은 대기압의 160배로 가압된 공기와 높은 폭발력을 가지는 수소, 산소 화합물 그리고 메가와트급의 발전기 조합을 통해 지상 32km의 높이에서 시속 8,480km 즉, 마하 8의 속도로 비행할 때 처하는 극한 상황을 재연할 수 있다. 이 속도에서는 난폭한 공기 흐름이 순수 니켈합금을 연화시켜 녹일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환경속에 극초음속 프로젝트의 핵심이 거대한 구리 지지대에 묶여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미 공군에 의해 개발된 길이 1.8m, 무게 91kg의 GDE-1이라 불리는 이 스크램 제트(초음속 연소 램제트) 시제 엔진은 제트 연료에 의해 동력을 얻는다. 이 엔진은 오는 2008년쯤 소형 무인 항공기를 시속 8천km 이상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만들 주역이다.

특히 기존의 제트 연료를 사용하면 이와 같은 극초음속의 성능으로 차세대 장거리 폭격기, 고속반응 순항미사일 등은 물론이고 기존의 100분의 1의 비용으로 우주비행을 실현시킬 수 있는 우주 발사 시스템의 제작이 가능할 것이다. 이것은 물론 프래트앤휘트니사 엔지니어들이 이 속도에서 점화가 가능하고 연소를 유지시킬 수 있는 연소기를 만든다는 가정 하에서 가능한 것이다. 엔진에서 출력하는 극초음속(최소 음속의 5배)의 속도는 1회 사용되는 수소나 탄화수소를 연료로 하는 램제트 엔진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엔진은 비행이 끝날 때쯤이면 파괴되기 때문에 미사일 이외의 용도로는 거의 쓸모가 없다. 스크램 제트 시험 엔진은 램제트의 성능과 신뢰성에 바탕을 두고 있으나 엔지니어들에게 스크램 제트는 램제트보다 훨씬 까다롭다.

수십 년 동안 연구 대상이었으나 성공 확률이 극히 저조할 뿐 아니라 대부분이 위험하고 다루기 힘든 수소를 연료로 연소하기 때문이다(램제트는 통과하는 공기의 속도를 아음속으로 줄이지만, 스크램 제트는 공기 흐름 속도를 초음속의 속도로 유지하기 때문에 연소 상태를 유지시키기 힘들다). 그러나 최첨단 시설을 갖춘 항공 엔지니어링 회사인 GASL(General Applied Science Laboratory)사에서 시험 중인 새로운 엔진은 훨씬 더 다루기 쉬운 등유류의 제트 연료인 ‘JP-7’을 사용하여 시험중이다. 또한 극초음속 환경에서 엔진의 성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독특한 냉각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은 여름 동안의 몇 차례 시험을 통해 예전에는 도달할 수 없었던 목표에 한 발 다가감으로써 서서히 성공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는 실제로 초음속 기류 속에서 연소를 시작하고 유지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와 같이 성공을 향해 다가가기 위한 시험들은 성공 그 자체만큼이나 어렵다. GASL에서 보유한 지름 1.8m짜리 시험 챔버에 마하 8의 기류를 만들어 내는데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시설은 탱크, 도관 그리고 밸브로 이루어진 미로(迷路)로 한번에 최대 1분까지 엄청난 속도로 공기를 뿜어낸다. 터널의 흡입구 쪽은 트럭 크기의 철제 실린더 경사면에 연결되어 있으며 16.5MPa의 압력으로 총 20톤의 공기를 담고 있다. 배기구 쪽은 건물 뒤에 있는 폭 14.4m의 둥근 철제 진공 탱크에 연결되어 있다. 이 시설이 작동하는 원리를 살펴보면 우선 구형 탱크에서 공기가 펌프 다운되어 2.4km상공 즉, 거의 진공에 가까운 상태를 재현한다.

그 다음, 탱크에서 압축된 공기는 수소와 산소를 연료로 사용해 2,200℃이상으로 온도를 높이는 히터를 통과하게 된다. 이 때 공기로부터 산소의 일부가 연소하게 되므로 스크램 제트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산소가 더해져야 한다. 뜨거운 공기는 시험 챔버로 분사되어 로켓 모양의 노즐을 통해 GDE-1 엔진 주위와 엔진 내부로 분사되어 진다. 엔진에 있는 특별한 모양의 도관은 공기의 속도를 늦추면서 이를 압축시키고, 뜨거운 연료가 엔진벽을 통하여 분사된다. 온도와 압력 탐지기가 관속의 공기 흐름을 보여주며, 엔진 장착부에 달려 있는 스트레인 게이지는 엔진에 의해 생성되는 전진 방향의 추진력을 측정한다.

이 장치는 30초∼1분 간 시험하기에 충분한 압축 공기를 담고 있으며 이 시간은 엔진을 점화하고 내장되어 있는 센서들에 의해 자료를 수집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연소시간이다. 로켓 과학자들이 이 시설을 관리하지만 질소와 공기가 천문학적인 온도와 압력과 결합했을 때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연료는 폭발력이 매우 강하다. GASL의 책임자 토니 캐스트로조바니는 “이것은 팬을 돌리고 작동시키는 여느 풍동과는 다르다. 마치 로켓을 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로켓은 정확하게 스크램 제트 엔진(혹은 그 제작자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NASA와 공군은 무거운 액체 산소를 싣고 다닐 필요 없이 공기를 사용해 점화하여 로켓과 같은 속도로 비행하는 비행체를 원하는 것이다. 군에서는 ‘즉각적인 전 세계 폭격’, 즉 전진 기지의 도움 없이 지구상에 어떤 목표라도 가능한 가장 짧은 시간에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NASA는 로켓을 발사하고 사람들을 지구궤도에 올리는데 쓰이는 매우 비효율적이고 무거운 로켓에서 탈피하고 싶어한다.

이 로켓들은 에너지의 대부분을 싣고 있는 연료와 산소를 발사대에서 띄우는데 소진하며 이들의 실제 탑재체(유효하중)는 약 1%에 불과하다. NASA의 우주 교통수단 개발 프로그램의 책임자 스티브 쿡은 “그동안 로켓이 낼 수 있는 힘을 거의 허비해 온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기에 들어찬 공기를 사용해 더 빨리, 더 높이 날 수 있다면 발사체는 훨씬 가볍고 효율적이 될 것이다.

사실 극초음속 비행기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뉴욕-도쿄간, 두 시간에 주파한다”는 식이다. 여기서 간과하기 쉬운 것은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드는 비용이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출자한 것이 아니라 NASA와 펜타곤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러한 내용이 익숙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1986년 1월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가 폭발한 이후,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은 기존의 활주로에서 우주까지 곧바로 날아 올라가는 극초음속 비행기 X-30 국립 우주비행선(NASP)을 제작하기 위해 수 십억 달러 짜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NASP 사업의 초기 과도기에 GASL에 합류했던 캐스트로조바니는 당시 상황에 대해 “너무 의욕이 앞섰으며 지나치게 서둘렀다”고 회상한다.

NASP는 스크램 제트 사용만 시도한 것이 아니었다. 이전에 어떤 비행체 프로젝트에도 적용되지 않았으며 아직까지 기밀사항인 보조추진엔진 시제품이 설계되었다. 이는 스크램 제트가 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 속도인 시속 2,560km에 이를 때까지 비행체를 가속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목표는 스크램 제트 동력으로 최소 마하 15(시속 1만6천km)의 속도로 비행하면서, 소형 로켓을 사용하여 비행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이었다. 비행체가 작동하도록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비행체의 거의 대부분을 실험실 밖에서는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는 내열의 복합재료로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필요조건에 못 미치는 성능과 무게 산출치, 그리고 그 시대의 컴퓨터로는 엔진 성능을 충분히 예측하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프로그램은 1992년에 폐기되었다. 그러나 NASP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프래트앤휘트니사의 극초음속 프로그램 책임자 조아킨 캐스트로와 GASL의 자칭 ‘네스퍼티어스’라는 연구진들이 공동으로 시험하고 있는 스크램 제트 엔진이 그것. 이 최신 엔진에는 연료와 냉각계통에 중대한 진보를 이루어 내면서 광속 또는 최소한 무서울 정도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스크램 제트는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엔진 개념인 램제트의 연장이다. 램제트 엔진은 흡입, 연소기(버너), 노즐 이렇게 세 섹션 안에 쐐기형 도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행체가 대기 속도로 날아가면 흡입구로 공기가 밀려든다. 좁아지는 도관은 공기 유입속도를 낮추고, 연소기에 유입되기 전에 압력과 온도를 증가시킨다. 바로 여기서 연료가 추가되고 점화가 일어난다. 노즐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기는 흡입구로 들어갔던 공기보다 더 빠르고 이것은 전진 방향으로의 추력을 생산하게 된다.

1950년대부터 다양한 종류의 운용 미사일의 동력원으로 사용된 일반 램제트에서는 공기가 연소기로 들어가면서 음속 이하의 속도로 감소된다. 하지만 램제트가 마하 7내지 8(시속 7,360∼8,480km)에 근접하게 되면 공기의 기압과 온도가 증가한다. 엔진은 이미 뜨거워진 공기에 더 이상 열을 더하기 힘들어 지기 때문에 비효율적이 되고 내부 압력을 견뎌내기 위해서 엔진은 더 무겁게 만들어져야 한다. 해결책은 공기가 아음속으로 줄어들지 않는 엔진인 스크램 제트이다.

최초로 작동시켰던 스크램 제트는 GASL의 회의실 한 구석에 놓여 있다. 이 엔진은 GASL 창립자인 이탈리아 태생 안토니오 페리에 의해 1961년에 설계된 것이다. 스크램 제트는 캐스트로조바니의 말에 따르면 단순히 ‘실험실의 연구대상’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온건한 표현이다. 좀더 신랄한 비평가들은 엔지니어들에게는 재미를 주지만 실용성이 전혀 없는 ‘장난감’ 프로젝트라 불렀다.

그런데도 이 스크램 제트가 그동안 실험실에 있었던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캐스트로조바니는 “풍동에 처음 스크램 제트를 넣으면 아마도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래트앤휘트니사의 캐스트로도 초음속 기류 속에서 연소를 시작하고 유지시키는 것은 “마치 태풍 속에서 성냥을 켜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초음속 기류는 수 천분의 1초도 안되어 연소기 내부의 연료를 날려 버리게 한다. 그런데 페리의 첫 스크램 제트 엔진은 연소가 용이한 등유 형태의 제트 연료가 아니라 파운드 당 두 배 이상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수소를 사용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액체 수소는 제트 연료보다 훨씬 밀도가 낮아서 엄청난 크기의 탱크를 필요로 했다. 이것은 비행기 몸체가 커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설계된 NASP는 실제로 길이가 67m에 달했다. 더군다나 액체 수소는 -253℃에서 끓기 시작하므로 연료를 차갑게 유지하지 못하면 끓어 사라지거나 탱크를 폭파시켜 버린다.

스크램 제트는 2,204~2,760℃의 온도에서 가동되기 때문에 특수 세라믹을 제외한 어떠한 물체든 녹여버린다. 2001년 3월 프래트앤휘트니사와 GASL은 GDE-1 엔진의 실험기를 시험했다. 이것은 순수한 구리로 만들어졌으며 수초 간 작동한 후에는 열에 의해 파괴되는 것이었다. ‘비행 가능한 무게’의 스크램 제트는 환상적인 재료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탑재된 냉각 계통이 필요하다.

또다른 문제는 대부분의 스크램 제트가 어떠한 순 추력을 내는데도 실패했다는 점이다. 엔진 전방에 있는 공기저항 또는 항력이 엔진 뒤에 생기는 추력보다도 더 크다. 캐스트로조바니는 “40년 간 이 일을 해 왔지만 아직도 항력보다 추력을 더 많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며 스크램 제트에 대한 회의를 보였다. 마하 8까지 시험된 램제트를 연구하고 있는 작은 로켓 발사체회사의 스티브 워스트는 “솔직히 스크램 제트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타당한 이유를 들어 본 적이 없으며 마하 7~8 정도면 램제트에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스크램 제트 추종자들은 스크램 제트가 고속에서 더욱 효율적인 엔진이며 같은 연료로 보다 큰 추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멀리 갈 수 있다고 본다.



GDE-1 엔진이 내열 연료인 JP-7 제트 연료를 사용한다는 것은 잠재적인 적용 가능성을 넓힌다. 이 제트 연료는 비행속도가 시속 3,200km에 달하는 록히드 SR-71 블랙버드 첩보기에 25년 간 사용되었다. 수소보다 운송과 취급이 훨씬 쉬운 이 연료는 스크램 제트를 냉각시키는 기능을 하기도 하며 연소실로 분사되기 전에 엔진의 평평한 바닥에 있는 통로를 통해 흐른다. 보통 JP-7은 스크램 제트에 사용되기에는 너무 천천히 연소되고 화학적으로 분해되기 전에는 액체 수소가 내는 만큼의 열을 낼 수가 없다. 또한 끈적한 찌꺼기가 남아 연료시스템을 막아버리기도 한다. 따라서 새로운 엔진에서는 화학 분해를 수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연료는 엔진에서 열을 흡수하고 긴 체인의 탄화수소 분자들의 분해를 촉발시키는 촉매 위를 통과한다. 이 과정에서 연료는 제트 연료보다 더 빨리 타는 에탄과 에틸렌 같은 더욱 간단한 탄화수소로 분해된다.

JP-7에 기초를 둔 냉각 계통은 복잡하지만 효율적이다. 프래트앤휘트니사의 캐스트로는 “우리는 매우 잘 검증되고 알려진 물질에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 새로운 스크램 제트에는 전문 엔지니어들이 말하는 소위 ‘꿈의 재료’가 필요 없다(이것은 특정 경우에 매우 정확하게 부응하는 매우 이상적이면서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재료를 뜻한다). 대신 제트 엔진에 사용되는 니켈-크롬 합금인 인코넬로 만들어진다.

다른 희망적인 요소는 엔진이 추력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캐스트로는 2001년 3월 GASL 스탠드에서 가동된 순구리의 GDE-1 시제기 시험에서 “상당히 큰 순 추력이 발생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수치는 기밀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얼마나 많은 추력이 발생되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GASL에는 스크램 제트 프로젝트 수행의 기밀이 있다. 다름아닌 꾸준하고 활발하게 윙윙거리는 두 개의 1.8m의 평행한 검은색 타워. 이것은 PoPC 또는 ‘팝시’라는 다시 말해 컴퓨터 더미인 저가형 수퍼 컴퓨터다. 캐스트로는 “계산력으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스크램 제트의 개념은 간단할 수도 있지만 그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캐스트로는 “3축에서 일어나는 압력과 온도, 속도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며 “화학을 배제하고는 상호연관적인 음속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엔진 내부에는 충격파가 생기고 3축으로 발전한다. 충격파 안에서 압력과 온도 변화는 연료가 타는 비율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은 교대로 압력과 온도 그리고 후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강력한 컴퓨터(NASP 프로젝트에는 바로 이것이 없어서 폐기되었다)는 복잡한 기류를 모델링하고 처음으로 설계자들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더군다나 컴퓨터는 엔진을 작동할 때 압력, 온도, 속도 게이지에서 나오는 복잡한 정보들을 평가할 수 있다. 캐스트로는 “실험은 적게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한다.

이 엔진은 단지 시험대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라 비행을 목표로 한다는 사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하다. 캐스트로조바니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확고한 지지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하늘에 띄워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극초음속 개발의 또 다른 전문가인 NASA 프로그램 책임자 빈스 로쉬도 “만약 비행이 목표가 아니었더라면 절대 획득할 수 없었던 기술들을 도출해 낼 수 있었고 이 작업이 인간을 훨씬 더 현명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의 시작점은 NASA의 X-43A로 이것은 길이 3.6m의 로켓 보조추진 극초음속 실험 비행체였다. 2001년 6월 NASA는 X-43A 비행을 시도했었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보조추진 로켓으로부터 분리되기 전에 그리고 스크램 제트의 비냉각 수소 연소기가 시동되기 전에 조종불능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스크램 제트와 램제트 엔진은 보조추진 장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공기가 엔진 속으로 흘러 들어갈 때까지 이들은 추진력을 발생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NASA에서는 내년 두 번째로 X-43A 세 대를 시험할 계획이다. 그 후에는 2003년 말 프래트앤휘트니사와 GASL에서 극초음속 프로젝트 GDE-1엔진의 다양한 개량형을 시험하게 될 것이다. 이들 중 세 개의 엔진은 X-43C의 동력원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X-43C는 X-43A를 확대시킨 것 같이 보이며 전장이 4.8m에 달한다. 2008년에 비행할 때 X-43C는 마하 5∼7, 즉 시속 7,360km까지 10분 이내로 가속하면서 그간 어떤 풍동에서 구했던 것보다 훨씬 긴 실제 자료를 수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시리즈 프로젝트의 다음 순서는 X-43B. 시험비행은 2010∼2012년 즈음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X-43B는 길이가 12m 정도일 것으로 예상되며 제트 연료 극초음속 기술을 적용시킨 또 다른 엔진을 통해 구동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NASA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처음 X-43 프로젝트에서 필요했던 일종의 보조추진 로켓은 사라질 것이다. 대신 상공에서 또 다른 비행기가 X-43B를 낙하시키면 로켓이나 터빈 기반의 엔진을 사용하여 스크램 제트의 연소 속도를 마하 6(시속 6,400km)까지 가속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X-43 비행기들은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앞이 뾰족한 모양이 아니라 동체 전면부가 넓고 평평한 형태로, 특이한 극초음속 문버팀쇠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 이유는 스크램 제트 비행체와 엔진의 밀접한 관계에 있다. 공기는 비행체의 노즐 부위에 닿자마자 속도는 저하되고 압력은 증가하면서 동체 전면의 하단부는 마치 압축기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후방의 쐐기 부분은 노즐의 역할을 한다. 고속에서 X-43은 날개가 필요치 않는데, 동체 아래 부분의 압축 공기가 동체를 받쳐 올려 주기 때문이다. X-43A와 X-43C는 안정성과 제어를 위해 소형의 움직이는 수직 방향타와 수평 방향타·승강타 조종면이 있는 반면, X-43B는 착륙용 델타 윙과 전방 조종 승강타가 장착되어 있다.

X-43 계열 다음 단계 시험기는 현재 운용되고 있는 비행기의 절반 정도 크기로 앞의 것들보다는 좀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스크램 제트의 한계 속력으로 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지상 및 비행 시험에서 아직까지 마하 7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에 누구도 그 한계라는 것이 어디쯤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스크램 제트가 마하 15(시속 16,000km)라는 속도를 달성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또한 외관이나 기능이 일반 비행기와 최대한 같으면서 지상에서의 특별 관리나 점검의 필요가 거의 없는 우주 발사체를 제작한다는 또 다른 목표도 있다. 그 형태는 후방에 로켓이 장착된 2단계의 램제트/스크램 제트 비행기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이 비행체는 다양한 임무를 띤 기기들을 우주 공간으로 수송하는 역할을 매우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위성 발사용의 단순한 로켓부터 군사 작전용 무인 미니 셔틀, 우주비행사를 수송하는 승무원 수송, 우주 정거장 사이에 소량의 화물을 옮기는 일까지 다양한 활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극초음속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은 조종사들에게 비행기보다는 마치 미사일을 타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NASP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측면에 작은 창이 있을 뿐 전면 창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비행기 전면에서 발생하는 약 1,100℃~1,650℃ 정도의 열을 견뎌낼 만한 경량의 투명한 재료가 존재하지 않으며, 조종사의 시야가 노즈 너머로 확보될 만큼 조종석을 앞으로 위치시키면 엄청나게 큰 항력을 초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비행 시 조종사는 종합적인 컴퓨터 합성 이미지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1980년대 맥도널 더글라스 NASP 팀의 수석 과학자이던 폴 챠이츠는 종종 창문설계가 잘못되었다고 문제를 제기했었다. 그에 따르면 속도를 늦추기 위해 조종사들은 노즐을 들어 올리려고 할 것이지만, 이는 극초음속 비행체에서 엔진 추력을 증가시켜 오히려 더 빨리 나가게 만든다는 것이다.

과거 NASP의 쓰라린 경험을 교훈 삼아 누구도 극초음속 폭격기나 미사일이나 발사체 등 운용 가능한 비행체가 조만간 실현될 것이라 말하지는 않는다. 무척이나 더디게 느껴지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캐스트로조바니는 “상당히 어려운 프로젝트인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아킨 캐스트로는 스크램 제트를 장착시킨 초경량 비행기의 신화가 곧 이루어질 것을 자신하면서 40년대 제트 엔진을 스크램 제트에 비교했다. “대다수 사람들이 너무 환상적이어서 기껏해야 군용기에나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20년 안에 747기를 하늘로 올려놓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Looking Back
램제트, 그리고 스크램 제트의 전망
그동안 램제트와 스크램 제트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야심만만했으나 결국에는 폐기되어 버린 프로젝트들이 많았다. 높은 개발비용과 더 저렴한 대안 등이 이들의 자리를 대체하면서 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프로젝트는 성공한 예가 매우 적다는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본지는 1949년 1월호에서 개조시킨 F-80 슈팅스타에 대해 보도했었다. 이것은 램제트만의 동력으로 비행에 성공한 최초의 유인 비행기였다. F-80 전투기의 날개 끝에 달린 두 개의 램제트 엔진이 공군-록히드 공동 프로젝트에 힘을 불어넣었다. 전투기를 일정 속도까지 끌어올리는데는 기본으로 장착된 터보 제트 엔진이 사용되었지만, 이후 수 차례에 걸쳐 터보 제트를 끄고 램제트로만 비행하는데 성공했다.

1950년대 후반은 램제트 연구에 있어 매우 고무적이었던 시기로 극초음속 기술의 실용화가 가까운 것처럼 보이던 때였다. 1957년 9월호에는 스크램 제트 엔진과 후미 로켓 보조추진장치가 달린 록히드 X-7 램제트 시험미사일에 대해 보도했다. 같은 해 미 공군에서는 램제트로 운영되는 시속 3,200km, 사정거리 8천km의 나바호 미사일을 시험했고, 당시 소련도 ‘부리야’(Burya)라는 이와 유사한 미사일을 시험했다. GASL 설립자 안토니오 페리는 시속 3,680km의 렘제트 추력 전투기 리퍼블릭 XF-103 설계에 동참했었다. 이 전투기가 실제 완성되었다면 역사상 가장 빠른 군용비행기로 현재까지 남아 있었을 것이다.

1960년대에는 NASA, 미 공군 및 옛 소련은 대륙간 탄도탄과 달 로켓 때문에 램제트 연구를 중단했었으나, 1970년대에는 다양한 비밀 프로젝트를 통해 부활했다. 이들 대부분은 아직까지도 기밀사항이다. 스크램 제트 개발이 가장 활기를 띤 것은 1986년 당시 대통령이던 레이건의 NASP 계획이 발표되면서이다. 본지는 저명한 우주비행 저널리스트 짐 쉐프터의 도움으로 이 혁명적인 비행기의 이론에 대해 발빠르게 보도한 적이 있다. 1986년 5월의 표지(윗 그림)와 이번 호 그림과 비교하면 최근 스크램 제트 디자인이 얼마나 작아졌는가를 알 수 있다. 그 당시에는 우주 공간의 바로 밑자락에서 마하 15∼25사이의 속도로 순항하여 미 동부 해안에서 서부 해안까지 단 12분만에 비행하는 비행기를 그렸었다. -밥 실러리, 빌 스윗먼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