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연구원은 13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항공과 인공위성, 로켓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우선 항공 분야에서 93년 지상관측용 무인비행선을 띄운데 이어 항공기용 가스터빈 엔진, 다목적 소형항공기인 창공 91, 쌍발복합재료 항공기 개발를 잇따라 개발했으며 다목적 회전익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을 전개했다. 이 중 창공 91은 길이7.7m로 5명을 태우고 고도 1.5㎞로 1,500㎞를 날 수 있다.
지난해 9월에는 4인승 선미익기인 반디호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선미익(先尾翼, canard) 항공기는 일반적으로 동체 뒤에 달려 있는 수평꼬리날개를 동체 앞으로 위치시킨 항공기로, 조종이 쉽고 저속비행시에도 안전성이 우수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소형항공기의 이?착륙시 저속비행으로 인한 높은 사고발생률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또 99년 12월 21일 띄워올린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1호기를 통해 지도제작과 해양관측, 대기오염 감시 등 과학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지상으로부터 685km에 떠 있는 아리랑 1호는 전체무게 470kg으로 전력 630W의 전력을 이용한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위성시스템과 열제어, 자세제어, 추진, 원격측정명령 등 아리랑 1호 핵심부품의 60%를 국산화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또 2007년을 목표로 고도 20km의 성층권 하부에서 1년이상 체공하면서 지역간 통신중계, 관측 및 감시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비행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비행선은 반경 약 50km내의 인터넷, 무선전화 등의 중계에 활용하는 것
은 물론 남북한 교류가 확대되면 북한지역 방송및 통신중계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 최고 고도 8km의 상공에서 24시간 이상 머무르면서 관측 및 감시를 수행하는 무인기 시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완료목표는 2004년 말. 99년 시작한 4인승 소형 항공기도 개발도 내년까지 끝낼 계획이다.
이외에도 고등훈련기및 경전투기 구조 안정성 시험, 무인 비행체 자동비행 및 지상 제어시스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인공위성 기술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04년 5월 완료를 목표로 아리랑1호를 이을 다목적 실용위성 2호를 개발하고 있는 것. 아리랑 2호는 한반도 정밀 관측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고정밀 영상 획득에 필요한 자세제어기능이 독자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또 과학관측용 고해상도 카메라, 위성관제시설 운용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앞으로 여러 종류의 항공기를 개발하고 성능 시험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항공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길이 15cm 이하, 총 중량 100g 이하로 5km 이내를 시속 90km로 비행하면서 정찰과 위험지역 원격탐지 기능을 수행하는 초소형 비행체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스마트 무인기와 연료소모율이 낮아 환경친화적인 STOL/VTOL기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이 주축이 돼 우주 자립국을 향한 꿈을 쏘아 올린다. 바로 액체연료 추진로켓인 KSR-Ⅲ호.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액체연료를 사용한 이 로켓은 섭씨 영하 180도의 액체산소를 주원료로 여기에 액체연료인 등유를 주입, 연소시키는 방식으로 고체연료를 이용하는 로켓보다 추진력이 강하고, 점화 뒤에도 연료 주입량을 조절, 원하는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총 780억원이 투입돼 개발된 KSR-Ⅲ 시스템은 길이 14m에 총 중량이 6톤, 직경 1m, 추력은 12.5톤이다. 최대 속도가 초속 902m인 KSR-Ⅲ는 발사후 42km 상공까지 오른 뒤 총 230초간의 비행을 마치고 서해상에 추락했다. 전체 비행거리는 85km다.
KSR-Ⅲ 사업은 지난 97년 12월 착수됐다. 항공우주연구원이 중심이 돼 개발된 과학로켓은 2015년우리나라 우주산업이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기 위한 원대한 계획의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우주연구원은 2005년까지 100kg 급 소형위성 발사체를 쏘아올리고 2010년에는 저궤도 실용위성 및 발사체를 자력발사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현재 350여명의 연구원이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올해 예산은 1,220억원이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97년 916억원에 달하던 예산은 2000년 700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며 인원도 96년 282명에서 98년에는 249명으로 축소되기도 했다.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항공우주개발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21세기초 항공우주선진국 진입이라는 우리나라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항공우주연구원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 정보과학부 문병도기자<do@sed.co.kr>
신임 채연석 원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신임 원장에 채연석(51·사진) 우주발사체연구부 책임연구원이 선임됐다. 지난 26일 선임된 채연석 원장은 충북 출주 출신으로 세광고와 경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 미시시피주립대에서 항공우주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천문우주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항공우주연구원 과학로켓개발사업단장 및 우주기반기술연구부장과 선임연구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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